금탑산업훈장 안장홍 케이피씨엠 대표 "전량 수입해 쓰던 합금소재 국산화 성공"

"1~2년 내 보잉·에어버스社에 부품 수출"

원하는 성능 나올 때까지 연구
발전용 소재 특허 11개 보유
"우주·항공소재 강소기업 육성"
“최근 개발한 항공기 부품용 합금 소재가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에서 인증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1~2년 이내에 본격적인 수출이 이뤄질 것입니다.”

안장홍 케이피씨엠 대표(사진)는 “우주·항공 분야를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2015년 한국산업대전’에서 최고상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했던 티타늄·니켈 등 합금 발전용 소재 국산화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안 대표는 1977년 경북 경산에서 창업했다. 처음에는 공장에서 쓰는 산업용 볼밸브 등을 제조해 팔았다. ‘오래가는 회사’가 되려면 차별화된 제품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1990년대 들어 고온과 고압에서 견딜 수 있는 합금 소재에 주목했다. 당시 밸브, 버킷 등 발전소 핵심 부품은 100% 수입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를 국산화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원하는 성능이 안 나와 애써 만든 합금제품이 깨지는 것은 다반사였다. 해외 업체들은 기술 공개 및 이전을 꺼렸다. 연구개발(R&D)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창원기계연구소 등 경남 일대 연구소 및 대학들과 적극적으로 힘을 합쳤다. 5년여 R&D 끝에 티타늄 합금 개발에 성공했다.

해외로 먼저 눈을 돌렸다. 국내 업체들은 “뭘 믿고 국산 소재로 바꾸냐”며 구매에 미온적이었다. 일본 도시바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발전설비 부문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자 한국전력, 두산중공업 등 국내 판로도 열리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엑슨모빌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일본 미쓰비시, 독일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이 고객이다. 2010년에는 도시바가 선정한 우수 공급자 상도 받았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정도다.발전용 소재를 조금씩 가공해 품목을 확대했다. 미사일과 잠수함 등에 들어가는 방산 소재, 해양플랜트 소재 등이 대표적이다. 밸브 및 소재 관련 국내외 특허 11개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피씨엠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매출은 2011년 1179억원에서 작년 1595억원으로 3년 새 35%가량 늘었다. 안 대표는 “20여년 전 계속된 실패로 차별화를 포기했다면 그저 그런 영세기업에 그쳤을 것”이라며 “우주·항공 등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강소 소재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