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희귀금속'에 달린 미래의 산업·환경·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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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전쟁‘21세기의 석유’, ‘첨단산업의 비타민’, ‘미래 자원전쟁의 씨앗’. 란탄 세륨 네오디뮴 등 희토류 광물을 비롯한 희귀금속에 붙는 별칭들이다. 희귀금속은 지난 30여년간 현대 산업에서 귀중한 자원으로 부상했다. 열을 잘 전달하면서도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특성이 있어 휴대폰부터 미사일까지 수많은 제품의 원료로 쓰이고 있어서다.
키스 베로니즈 지음 / 임지원 옮김 / 반니 / 308쪽 / 1만6000원
화학자인 키스 베로니즈는 《금속 전쟁》에서 희귀금속의 특징을 짚고 이와 관련한 경제 정치적 세계사와 앞으로의 미래상을 소개한다. 저자는 “앞으로 세계 각국이 희귀금속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며 “이 경쟁이 개개인의 삶과 세계 정치의 판도, 지구 환경 모두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한다.저자는 “희귀금속은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유로퓸 홀륨 등은 구리나 니켈과 거의 같은 양이 매장돼 있지만 정제하고 가공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 오스뮴과 팔라듐은 지각 여기저기에 조금씩 흩어져 있어 채굴하기가 쉽지 않다. 이리듐과 루테늄처럼 매장량이 극히 적은 금속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금속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서는 이유다.
저자는 “지금은 희귀금속을 현명하게 확보하고 사용할 방안을 고심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희귀금속 중에는 가공 과정에서 해로운 화학물질을 발생시키거나, 그 자체가 중금속 중독의 원인이 되는 것들이 있다. 반면 인류를 위해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백금과 로듐은 적은 양만으로도 일산화탄소를 환경에 무해한 수증기로 바꿔주는 촉매 역할을 한다. 저자는 “희귀금속을 어떻게 분배하고 이용하는가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