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피아니스트 윤디, 실수에 연주 일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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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차질로 관객들 환불 요구중국의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 윤디 리(33·사진)가 내한공연에서 실수를 연발해 연주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관객은 현장에서 또는 전화로 환불을 요구했다.
윤디 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1부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하다가 1악장 초반부터 음표를 틀렸다. 중간 부분부터는 완전히 틀려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0초간 정적이 흐른 뒤 다시 연주를 시작했지만 연주회 흐름은 끊긴 뒤였다.특히 윤디 리는 지휘자가 연주를 중단한 직후 지휘자에게 잘못이 있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연주 후에 예정된 팬 사인회를 취소하고 관객과 동료 연주자들에게 해명 없이 호텔로 돌아갔다. 이번 내한공연을 기획한 공연기획사 세나 관계자는 “처음에 한두 마디 정도 틀렸을 때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틀려 오케스트라가 못 따라갈 정도가 됐다”며 “쳐야 할 부분을 건너뛰면서 나중에는 완전히 다른 부분을 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디 리는 2000년 제14회 국제쇼팽피아노콩쿠르에서 18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했다. 랑랑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자리 잡았다. 세나 관계자는 “입국할 때부터 예민한 상태였지만 지난달 29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공연은 무사히 치렀다”며 “이번 공연 전 새벽 1시에 피아노 연습할 곳을 찾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고 말했다. 세나는 윤디의 소속사인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 아스코나스 홀트에 이 같은 상황을 알리고 환불 등 후속 조치에 따른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윤디 리는 1일 자신의 웨이보(중국 SNS)를 통해 “피아니스트로서 어떤 이유에서라도 무대에서는 100%를 보여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서울 공연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