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내 좀비기업 비중 16%↑…"빚 없는 기업 재조명"

코스피시장 내에서 좀비기업 비중이 16%를 넘어서면서 빚 없는 기업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좀비 기업은 영업활동을 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회생 가능성이 없지만 정부나 채권단 지원으로 연명하는 기업이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내 좀비기업 비중은 2010년 이후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기준으로 16.6%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과 2009년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조선, 건설, 미디어, 유통에서 좀비기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너지의 경우 좀비기업 비중이 40%를 넘어설 정도로 높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이자상환능력은 오히려 개선됐다"며 "하지만 이는 영업이익이 늘어서라기보다는 저금리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저금리에 따라 시장 전체적으로는 이자상환능력이 나아졌지만, 기업별로는 좀비기업이 제때 구조조정 되지 않으면서 그 수가 증가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는 빚이 없는 기업을 재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 2012년부터는 무차입 경영 기업군의 수익률이 시장을 크게 웃돌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차입금 전체가 총 자산 대비 10% 미만이면서 영업이익 증가율이 양호한 기업으로 강원랜드, 오뚜기, 메디톡스, 컴투스, 서울옥션, 티씨케이, 아프리카TV를 꼽았다.김 연구원은 "차입금이 없거나 자산의 5% 미만인 기업은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장기적으로 주가가 높았다"며 "지금처럼 경기 불황이 지속된다면 빚 없는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주가는 양호해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무차입 경영 기업들 중에서도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이익성장률이 높은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