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시세차익 쉽지 않아…'강북 월세'로 안정적 수익 노려라

부동산 투자

'월세 재테크'가 대세

강남권 중대형 팔면 강북 소형 2채 이상 구입 가능
월세 수익률 연 3~4%

오피스텔·다가구 주택
수익률은 높지만 공급 급증·거래부진 주의

9억 주택 소유자 등 종소세 대상여부 따져봐야
부동산 투자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등 이른바 3저(低) 시대에 따라 부동산값이 오르면 매각해 시세차익을 얻는 과거의 투자방식 대신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겨냥한 ‘월세 재테크’가 갈수록 각광받고 있다. 부동산 투자 방식의 구조조정인 셈이다.

○“시세차익에서 안정적인 월세로”월세 재테크는 서울 강남권의 중대형 아파트를 처분한 뒤 1인 가구, 신혼부부 등 임대수요가 많은 도심권과 강북 지역의 소형 아파트를 매입해 월세를 놓는 게 대표적이다. 올 상반기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노원, 도봉, 강북 등 이른바 ‘강북 3구’의 거래량은 작년 상반기보다 57.8% 늘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의 같은 기간 거래 증가율(38%)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강북 지역 아파트 투자가 더 증가한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월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아파트값이 비싸 보증금에 더해 월세를 나눠 내는 방식이 많은 강남에선 연 2% 후반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반면 강북에선 월세 수입만으로 연 3~4%대 수익을 낼 수 있다. 강남 지역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면 강북에선 소형 아파트 두 채 이상을 살 수 있어 월세 수입이 더 많다는 이유도 있다.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선 집값이 과거처럼 크게 오르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시세차익을 위한 매매 방식의 재테크 전략은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은퇴한 상태에서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고, 큰돈을 벌기도 쉽지 않은 재건축을 기다리느니 매달 월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다.

예를 들어 매매가격이 4억8000만원 안팎인 서울 길음뉴타운 6단지 래미안 84㎡의 반전세 시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10만원이다. 수익률이 연 3.47%에 달한다. 은행 예금금리가 연 1%대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10만원에 거래되는 종로구 창신동 두산아파트 59㎡ 매매가는 3억7500만원. 수익률이 연 4.06%에 달한다.○“오피스텔은 공실 위험 고려해야”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연 5~6% 수준으로 아파트보다 높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공급이 급증하고, 세입자가 자주 바뀌는 탓에 실제 수익률은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을 수도 있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보증금이 적고 월세 비중이 큰 다가구주택의 월세 수익률도 높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다가구주택은 매매거래가 많지 않고, 자산가치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월세 수입 극대화라는 분명한 목적이 아니고선 섣불리 매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건축법상 단독주택인 다가구주택은 가구별로 구분소유를 할 수 없어 통째로 매입해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금이 든다.월세 재테크에 앞서 세금 문제도 꼭 따져봐야 한다.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세금이 늘어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기준시가 9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와 2주택 이상을 갖고 있는 다주택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2017년부터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와 함께 지역가입자는 건강보험료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소득 외 근로소득과 이자·배당소득 등이 있다면 이를 임대소득과 합친 뒤 종합소득세를 부과한다. 종합소득세가 소득구간에 따라 최고 38%까지 세율이 올라가는 누진세 구조인 점을 감안하면 세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보증금을 늘리고, 월세를 줄이는 방식으로 소득금액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게 좋다.

○“상가·빌딩은 수도권 유망”서울 도심권에 집중됐던 상가와 빌딩 투자지역은 이천과 경기 부천시, 시흥시 등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남과 도심에선 10억원대로는 상가 투자가 어렵지만, 수도권에서는 5억~7억원대의 현금에 대출을 더해 10억원대 소형 빌딩에 투자할 수 있다. 서울보다 낮은 가격에 높을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