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김연아·하지원·고소영이 디자인…'세상에 하나 뿐인 백'

펜디 피카부 프로젝트
경매 부쳐 자선단체에 수익금 기부
마음이 더 예쁜 그녀들의 '착한 백'

피겨 쇼트 프로그램이었던
'뱀파이어의 키스' 의상서 영감
크리스털·비즈 장식 고혹적

즐겨듣는 재즈밴드 노래
'유 아 더 유니버스' 새겨
펑키 리듬 느낌 그대로

딸 태어난 '청마의 해' 모티브
푸른 유니콘에 밍크 손잡이
초현실적인 분위기 매력
피겨여왕 김연아, 믿고 보는 배우 하지원, 패셔니스타 고소영이 디자인한 펜디 핸드백은 어떤 느낌일까. 이탈리아 고급 패션 브랜드 펜디의 인기 상품 중 하나인 ‘피카부(Peekaboo) 백’을 각국 유명 인사가 직접 디자인해 경매에 부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피카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펜디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피카부 프로젝트는 영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다. 지난 4일 서울 청담동의 한 행사장에서 공개된 피카부 백은 세 여성의 삶의 발자취가 녹아든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김연아는 선수 시절의 수많은 프로그램 중 강한 인상을 남긴 쇼트 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핸드백을 내놨다. 은은한 파우더 핑크 색상의 소가죽에 크리스털로 장식한 이 가방은 청순하면서도 고혹적인 느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방 뒷면은 그가 입었던 의상의 등쪽과 마찬가지로 비즈(beads)로 장식된 V자 형태로 꾸몄다.

하지원의 핸드백은 애시드 재즈밴드인 브랜드 뉴 헤비스의 ‘유 아 더 유니버스(You Are The Universe)’라는 노래를 소재로 했다. 밝고 긍정적인 가사 때문에 그가 늘 즐겨 듣는 곡이라는 설명이다. 강렬한 핑크빛 뱀피 소재에 노래 제목을 크리스털로 새겨 넣어 펑키 리듬을 표현했다. 가방 안쪽에는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를 강렬하게 대비시켜 복고 분위기도 냈다.

고소영은 딸이 태어난 청마의 해에서 영감을 얻어 푸른 유니콘을 핸드백에 그려넣었다. 차가운 느낌의 새하얀 실크 소가죽을 사용했고, 뒷면에는 유니콘의 날개를 장식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가미한 점이 눈에 띈다. 펜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밍크로 만든 손잡이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경매는 10일까지 K옥션 홈페이지에서 이뤄진다. 처음에 각각 1000만원에서 시작한 경매가격은 참여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점점 올라가는 중이다. 세 사람이 디자인한 피카부 백의 판매수익금은 이들이 직접 선택한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김연아는 유니세프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를, 하지원은 오퍼레이션스마일을 통해 안면기형 어린이를, 고소영은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국내 저소득 미혼모 가정을 돕기로 했다.

오는 15일까지 서울 분더샵 청담에서는 과거 영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피카부 프로젝트 제품이 전시된다. 영국에선 배우 기네스 펠트로와 나오미 해리스, 모델 카라 델레바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타냐 링 등이 참여했다. 이어 일본에선 배우 이노우에 마오, 패션 저널리스트 안나 델로 루소, 현대미술가 마쓰이 후요코 등이 동참했다.

펜디 측은 “피카부 프로젝트는 펜디가 주요 국가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함께하는 자선활동”이라며 “한국의 사회·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세 여성과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크리에이티브디렉터), 펜디 장인들이 밀접하게 협업한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