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2사단 김현우·현민규 일병 "할아버지·아버지가 지킨 곳…이젠 우리들이 철벽 수호"

같은 중대 근무…3대째 해병 명문
3대째 해병대의 자부심을 이어온 병사 2명이 한 중대에서 뒤늦게 만나 해병대 명문가를 이루기로 다짐했다.

8일 해병대에 따르면 해병대 제2사단 포8대대의 김현우 일병(21·1194기·오른쪽)과 현민규 일병(21·1195기·왼쪽)은 같은 중대에서 서울의 서쪽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들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모두 ‘해병의 고장’인 제주 출신으로 해병대에서 전역했거나 복무 중이다. 해병대 현역 장병 가운데 3대째 해병대의 맥을 이어온 사람은 이들을 포함해 10명쯤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현 일병의 할아버지인 고(故) 현태행 옹은 1950년 8월 해병 3기로 입대한 뒤 인천상륙작전, 목포지구 전투, 원산·함흥지구 전투 등 주요 작전에서 공을 세운 전쟁영웅으로 지난 9월 국가유공자로 선정됐다. 현 일병의 아버지 현종배 씨(52)도 부친의 뒤를 이어 해병 501기로 들어가 경기 김포 주둔 부대에서 경계 임무를 한 뒤 서울지역 전우회장을 지냈다.

김 일병의 할아버지 김유헌 옹(77)은 해병 97기로 복무한 뒤 제주도 해병대 전우회장을 지낼 정도로 해병대 사랑이 뜨겁다. 아버지인 김정학 대령(52)은 해병대사령부 정보참모처장으로 근무 중이다.

김 일병과 현 일병은 같은 중대에 배속된 이후 두 사람의 아버지가 절친한 고등학교 동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휴가도 함께 맞춰 나갈 정도로 친분을 쌓았다. 현 일병은 “할아버지의 인천상륙작전 무용담을 들으며 어릴 때부터 해병대를 동경했다”며 “할아버지가 되찾고 아버지가 지켜온 곳을 내가 맡으면서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 일병은 “대입 수험생인 동생도 해병대 입대를 희망하고 있다”며 “해병 혼과 전우애를 담은 해병대 명문가를 대대로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해병대는 이들처럼 3대째 해병인 장병을 찾아내 그 가족을 ‘해병대 명문가’로 지정, 그간의 공로에 감사를 전하고 예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