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농민의 날' 앞두고 농가에 힘주는 식품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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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100% 내세운 식품들 승승장구오는 11일은 선남선녀들이 손 꼽아 기다리는 ‘빼빼로데이’이다. 이벤트 데이를 즐기는 젊은층은 잘 모르지만 국가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농민의 날’이기도 하다. 갈수록 농업 규모가 줄어들고 종사자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리 농산물 사용으로 농가에 힘을 주는 식품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농협의 국산 농산물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7% 증가했다. 농협은 메르스 사태 이후 추진한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 운동’과 유통채널 다각화로 인한 효과라 분석했다. 플러스 성장을 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업계 모두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이마트는 최근 국산 종자 농산물 육성을 위한 ‘국산의 힘’ 프로젝트 두 번째 상품으로 양배추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국산 농산물 육성을 위해 이마트가 우수 농수축산물을 대상으로 유통 전과정에 걸쳐 지원하는 상생 프로젝트이다. 이마트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가 10월까지 상품 매출 190억원을 기록해, 이달 중으로 매출 200억원을 돌파 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1차 상품 8개를 시작으로 총 63개 상품이 국산의 힘 프로젝트 지원을 받았으며, 품질 좋은 국산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올해 매출 200억원 이상의 성공적인 프로젝트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2016년에는 올해 두 배 규모인 400억원 시장으로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비단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국산 농산물 애용에 앞장서는 업체들도 있다. 특히 자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높은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산을 고집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칭찬의 박수를 줄 수 있겠다.
올해 1월 1일 출시해 현재까지 5백만 팩 이상을 생산한 밥스누의 ‘약콩두유’ 또한 100% 국내산 콩 사용을 흥행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영유아부터 성인병 환자까지 건강에 취약한 소비자가 즐겨 먹는 두유의 특성상 안전한 원료 사용은 업계의 가장 큰 관심거리이다. 두유에 가장 많이 쓰이는 대두의 경우 수입산의 가격이 국산에 비해 크게 낮아 대형 두유업체도 국산화를 망설였으나, 밥스누는 약콩인 쥐눈이콩은 물론 대두까지 전격 국내산 사용을 단행했다. 10월까지 10개월간 약콩두유에 쓰인 국산 대두는 46톤 이상, 약콩은 28톤 이상에 이른다고 밥스누 측은 밝혔다. 밥스누는 “우리 농산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콩 뿐만 아니라 제품에 사용되는 천연 소재들 또한 대부분 국산 소재를 사용하게 됐다”며 “건강 두유로 고객이 인정해줌에 따라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보고 있으며, 향후 출시되는 모든 약콩두유 브랜드 제품에는 가능한 한 국산 농산물을 최대한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중국산 김치가 식탁을 점령한 요즈음, 100% 국산 김치를 표방하는 도미솔 식품(박미희 대표)도 효자업체다. 도미솔식품의 도미솔김치는 국산 사랑의 결실을 맺어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장에 김치를 공급하게 되었다. 도미솔 김치는 100% 국산 원료로 모든 김치를 담근다. 주재료인 배추는 시기별로 해남, 홍천, 평창 등의 전국 각 산지 배추를 계약 재배해 사용한다. 특히 지역 농가와의 상생한다는 생각으로 배추나 무 등은 지역의 농가들이 원하면 모두 수매한다. 고추와 생강, 마늘 등의 양념도 철저하게 국내산을 고집한다.
건강에 예민한 주부 대상 상품은 더욱 국내산에 집중한다. 친환경식품 전문 프랜차이즈 유통브랜드인 '올가홀푸드'는 지난달 ‘올가 통팥이 꽉 찬 우리밀 호빵’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올가 통팥이 꽉 찬 우리밀 호빵’과 ‘올가 통팥이 꽉 찬 단호박 호빵’ 등 두 가지 맛으로, 100% 국내산 밀과 통팥만으로 만들어 온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또한, 유기농 설탕을 사용하되 사용량을 줄이고 대신 통팥을 가득 채워 통팥 특유의 풍미와 식감까지 강화했다. ‘올가 통팥이 꽉 찬 우리밀 호빵(90g*4/6,800원)’은 우리밀로 만들어 부드럽고 폭신한 빵에 국내산 통팥을 가득 채웠다. ‘올가 통팥이 꽉 찬 단호박 호빵(90g*4/6,800원)’은 국내산 통팥에 칼로리가 낮고 영양이 풍부한 국내산 단호박을 가득 넣었고, 단호박 특유의 고운 색감까지 더했다.
침체기에 빠진 상품을 국내산 원료로 구해낸 사례도 있다. 추어탕의 대명사 ‘남원추어탕’은 밀려드는 중국산 원료로 소비자 신뢰를 잃어가던 중 이마트와 식품업체 ‘피코크’의 협업으로 다시 살아났다. 양 사는 1년 4개월여 간의 노력 끝에 올 여름 ‘피코크 남원 추어탕’을 선보였다. 추어탕의 가장 중요한 주재료인 미꾸라지도 남원에서 키우고 남원시가 보증하는 100% 국산 남원 미꾸라지만 사용했고, 조선 무청의 45일 된 어린 시래기만 넣었다. ‘남원추어탕’ 간판을 단 식당이 전국에 약 500개라고 알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지역 추어탕 식당의 75%가 중국산 미꾸라지를 쓴다고 한다. 100% 국내산 미꾸라지를 쓰는 남원추어탕은 출시 3개월 만에 3만 개 분량이 완판됐다. 남원의 미꾸라지로 남원추어탕의 명성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