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탑텐' 계절마다 10개 전략상품 파격가 출시

패션시장 판 바꾼 SPA

3년 만에 토종 SPA 첫 100호점
공격적인 확장전략 '눈길'
신성통상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탑텐’은 토종 SPA 가운데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사업 확장은 가장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6월 서울 대학로에 1호점을 연 이후 지난달 토종 SPA 최초로 100호점(대구 동성로중앙점)을 넘어섰다. 올해 말까지 매장 수를 110개까지 늘려 연매출 18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탑텐의 전략은 브랜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시즌별로 ‘10개 주력상품’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베이식 아이템(기본적인 디자인의 상품)에 주력해 자라, H&M 등과 차별화하고 가격은 유니클로, 갭 등보다 저렴하게 매겨 젊은 층을 사로잡는다는 구상이다.
신성통상은 원래 갭, 랄프로렌, 포에버21 등의 의류를 납품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과 지오지아, 올젠, 폴햄 등의 중가 의류 브랜드 사업을 하던 회사다. 이 회사는 해외 SPA가 급성장하면서 국내 패션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자 2012년 직접 SPA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있는 자체 OEM 공장을 활용해 ‘유니클로보다 더 싸게’ 파는 전략을 내세웠다.

탑텐이 올여름 유니버설뮤직과 손잡고 비틀스, 롤링 스톤스, 그린데이, 에미넴, 너바나, 레이디 가가, 마이클 잭슨 등을 소재로 디자인해 내놨던 200종의 그래픽 티셔츠는 주요 모델이 모두 팔렸다. 터키산 고급 청바지 원단을 사용하면서 가격은 최저 3만9900원으로 낮춘 ‘탑 데님’도 뛰어난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인기를 누렸다.가을 들어서는 10~20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맨투맨 티셔츠’를 1만9900~2만9900원에 내놨다. 글자, 자수 등의 장식과 마르살라, 딥 그린, 머스터드 등의 색상을 활용한 다채로운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쌀쌀해진 날씨에 맞춰 무게를 줄이고 신축성을 높인 ‘플리스 집업’도 주력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깔끔한 기본 디자인부터 화려한 색상과 무늬를 넣은 제품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갖춰 입소문을 타고 있다.

탑텐 측은 “소비자가 다양한 아이템을 거품 뺀 가격에 구입하는 것은 물론 쾌적한 매장에서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상품 기획과 매장 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토종 패션 브랜드라는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애국심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탑텐의 독특한 전략이다. 올 들어 3·1절과 광복절에 대규모 세일을 벌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독도의 날(10월25일)에 맞춰 ‘독도는 우리땅’ 세일을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