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하기 좋은 환경, 지자체 하기에 달렸다

외국인투자기업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포항, 외투기업에 제일 좋은 환경을 제공한 곳은 천안으로 조사됐다. 전국 1578개 외투기업이 시·군·구를 대상으로 기업의 만족체감도 및 조례상의 기업친화성을 평가한 것을 토대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엊그제 발표한 ‘전국 외투환경 지도’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만족도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포항 영천 광양 군산의 차별 요인은 ‘지자체장의 규제개선 의지’와 ‘일선 공무원의 태도’였다. 1위를 한 포항시는 전담 공무원을 두고 1 대 1로 외투기업의 행정처리를 지원했다.

물론 외국계 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외투기업에 좋은 환경이라면 국내 기업도 당연히 투자에 나설 것이다. 개방 경제에서 외국 기업 따로, 국내 기업 따로일 수도 없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 친화성’ 평가 항목을 봐도 그렇다. 각 지자체의 조례에는 투자유치시스템, 고충처리시스템, 지원제도가 다양하게 들어 있다. 천안이 전용단지 조성 등으로 이 평가에서 1등을 했지만 어떤 지자체라도 중점지원단지를 조성해 지원키로 작정한다면 외국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해도 좋은 평가를 얻을 것이다. 외투기업 유치에 관심이 없는 지자체는 국내 기업도 유치하지 못할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번 조사에선 포항, 천안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외에도 모범 사례는 많다. 최근 SK하이닉스 신공장(M14)을 8년 만에 완공한 이천만 봐도 그렇다. 이천시는 환경규제를 철폐하라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요구를 즉각 수용하고 체육생활시설을 공사인력의 주차장으로까지 제공했기에 이 공장을 세울 수 있었다. 파주 당진 등의 대규모 기업유치 성공 역시 친기업 행정의 결실이었다. 이들 지자체에 외투기업도 줄줄이 들어설 것이다. 현장 규제의 타파와 기업지원 확대로 신규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있는 기업마저 다른 곳에 다 뺏길 수 있다. 기업엔 국경이 없는 시대다. 결국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게 관건이다. 지역의 경쟁력이 주민들 간 경제력 격차로 직결된다. 지자체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