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가지 상품 중 선별해 투자…'해외 ETF 직투족' 뜬다

해외 ETF

개별종목 고르는 부담 줄고 환금성·비용 투명성 우수
차익 22% 세금 내야하지만 고소득자, 분리과세로 유리
국경 너머에서 더 좋은 투자 기회를 찾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현재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132억9000만달러였다. 지난 8월 말 글로벌 증시 불안 등으로 직전 분기보다는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2.9%나 증가했다.

해외 ETF 수요 급증해외 상장지수펀드(ETF)는 해외 직접투자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10월 말까지 거래대금 기준 상위 10대 외화증권 중 6개가 ETF다. 해외 ETF를 활용하면 해외의 개별 종목을 골라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ETF가 담고 있는 종목이 다양해 한 종목에만 투자해도 분산투자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환금성 비용 투명성 등의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에 상장된 ETF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세금이다. 해외 주식과 마찬가지로 매매차익의 22%를 양도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로 내야 한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품인 셈이다. 하지만 이미 종합소득세 최고세율(41.8%·지방소득세 포함) 구간에 들어선 고소득자는 사정이 다르다. 해외 투자상품에 대한 세금은 분리과세하기 때문에 종합소득세보다 세금 면에서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국내에서 미국달러 예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초저금리로 이자수익을 거의 얻지 못하는 법인과 개인도 해외 ETF 투자를 검토할 만하다. 미국 상장 ETF는 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투자 대상을 잘 고르면 연 5~10% 안팎의 수익을 낼 수 있다. 급변하는 투자 환경에 대해 신속한 대처를 원하는 투자자도 ETF를 많이 찾는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 터졌을 때, 현지 거래시간에 맞춰 ETF를 매매할 수 있어서다.해외 ETF 매매 어디서 어떻게

해외 상장 ETF를 국내에서 매매하는 방법은 해외 주식과 동일하다. 먼저 국내 증권사에서 종합계좌 개설 및 해외 주식약정 등록을 해야 한다. 물론 환전, 수수료 등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용체계에 대해서도 사전에 충분히 점검해야 한다. 해당 국가의 통화로 환전하는 작업도 거쳐야 한다. 은행 등 별도의 금융회사를 통하는 번거로움 없이 해당 증권사 계좌에서 직접 환전이 가능하다. 환전 및 주문은 고객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 해외 주식 앱(응용프로그램) 등으로 할 수 있다. 매매 주문은 상장된 해외 거래소의 거래시간에 내야 한다. 해당 국가와의 시차로 인해 야간 실시간 거래가 여의치 않다면 낮에 미리 예약 주문을 내는 방법도 있다.국내 ETF 시장이 ‘편의점’이라면 미국 등 해외 ETF 시장은 ‘대형마트’다. 상품의 종류가 수천가지에 달한다. 국내에선 보기 힘든 3배 이상의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도 주문할 수 있다. 미리 약속한 기준에 따라 특정 성향의 주식을 골라 사는 스마트베타 상품도 다양하다. 배당주 ETF처럼 장기 투자용 상품도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ETF 거래는 커진 변동성과 가격 조정 시점 등을 활용하는 레버리지·인버스 기법 상품들에 편중돼 있다. 단기간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매매가 적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자산배분·포트폴리오 구성에 유용하거나 스마트베타 전략 등을 통해 더 안정적으로 중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해외 ETF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양충무 < 삼성증권 연구위원 cm1.yang@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