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문화와 환경 서로 달라…다른 버전 영화 제작하는 게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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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충 중국 화처그룹 부사장“한국과 중국은 문화와 환경이 서로 달라 다른 버전의 영화를 제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편의 영화를 모두 중국과 한국에서 다른 버전으로 만들 겁니다.”
왕충 중국 화처(華策)그룹 부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사진)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국제콘텐츠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화처그룹 자회사인 콘텐츠 제작업체 화처미디어는 지난해 국내 영화 투자배급사 NEW에 535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된 뒤 지난달 중국에 합작법인 화처허신(華策合新)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화처허신은 강풀 작가의 웹툰 ‘마녀’ 판권을 사들여 내년 중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다른 버전의 동명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NEW와 화처미디어가 기획·개발 단계부터 함께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한국과 중국에 최적화된 영화 두 편을 제작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판은 천정다오 감독이 총감독을 맡고, 한국판은 김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마녀라 불리는 여자를 사랑한 남자를 훈훈하게 그려낸 ‘마녀’는 독자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에선 드문 스토리여서 제작을 결정했죠. 한국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더 폰’도 중국판으로 리메이크하는데 중국판 ‘뷰티 인사이드’는 한국판을 연출한 백종열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을 겁니다. 합작사는 이런 식으로 한국과 중국 버전의 영화를 계속 제작할 계획입니다.”
그는 중국에 대거 진출하고 있는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낙관했다.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데다 양국 간 영화협정으로 공동 제작이 가능해져 드라마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그는 인터넷용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라고 한국 기업들에 충고했다. “화처는 올해부터 TV보다 인터넷을 가장 중요한 배급 채널로 삼기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가 지난해 4억4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2020년에는 온라인 광고가 방송 광고를 추월할 전망입니다. 온라인 소비자를 겨냥한 콘텐츠를 적극 개발해야 할 시점입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