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프랑스는 IS와 전쟁 중"…러시아도 락까 공습

케리 미국국무와 IS 격퇴 논의
내주 오바마·푸틴과 연쇄 회담

"이해 달라 연합작전 난항" 전망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17일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는 다음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슬람국가(IS) 격퇴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파리의 에펠탑은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프랑스 국기 색깔인 파랑 하양 빨강의 삼색 조명등을 켰다.(오른쪽 사진) 파리UPI연합뉴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32명의 목숨을 앗아간 ‘11·13 파리 연쇄테러’에 맞서 테러 배후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격퇴 의지를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베르사유궁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프랑스는 전쟁 중”이라며 “테러리즘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반드시 힘을 합쳐야 한다”며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가 하나의 연합군으로 테러 세력과 맞설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올랑드 대통령은 17일에는 엘리제궁을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IS 격퇴를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 ABC방송은 케리 장관이 올랑드 대통령에게 프랑스어로 “우리는 다에시(IS가 사용을 금지한 IS의 아랍어 이름)와 그들의 비열한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세력을 모두 처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케리 장관은 올랑드 대통령과 면담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더 많은 지역을 확보했고 다에시의 장악 지역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오는 24일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이어 26일에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러시아는 17일 장거리 폭격기와 해상 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동원해 시리아 북부의 IS 근거지 락까를 공격하며 프랑스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IS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나라마다 달라 연합작전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서방국가와 러시아는 IS의 주요 활동 근거지인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처리 문제에 의견 차가 크다. 유럽과 미국은 알아사드 대통령을 독재자로 평가하며 새로운 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알아사드 대통령을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로 분류하면서 옹호하고 있다.

서방국가는 시리아 반군이 IS를 격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지만 러시아는 반군 세력이 커지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IS 퇴치를 위해 뭉친 중동국가도 각각 내부사정이 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IS의 행실을 못마땅해하면서도 수니파 세력 약화를 걱정한다. 서방은 IS 축출을 위해 쿠르드족 손을 빌리려 하는데 터키는 이 과정에서 쿠르드족 독립운동 세력이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 것도 효과적인 IS 공격에 걸림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보수진영에서는 5만명의 지상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분쟁지역에 지상군을 추가 파병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오바마 독트린’을 고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상군 투입부터 IS 격퇴 이후 시나리오까지 광범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각국의 셈법이 달라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