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워 면세점 뺏긴 호텔롯데, 신용등급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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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롯데의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면세점은 서울 면세점 2차 대전에서 본점인 소공점을 수성했으나 월드타워점 특허를 두산에 뺏겼다. 한국신용평가는 17일 '스페셜 코멘트'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의 10% 를 차지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영업 중단과 면세점 시장의 경쟁 심화는 호텔롯데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현재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유입이 없다면 순차입금을 에비타(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로 나눈 비율이 10배(9월 말 기준)에 달한다. 이는 한신평의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요인) 기준인 4배(연간 기준)를 초과하는 상황이어서 신용도 하향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신평은 호텔롯데가 국내외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재무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호텔롯데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12년 말 8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3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보증금 5466억원 납부, 8936억원 규모의 미국 더뉴욕팰리스호텔 인수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향후 IPO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으로 차입금이 감소할 수 있고, 롯데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배당과 로열티 수입이 늘어나는 등 수익 및 재무구조 변경 가능성을 감안해 현 시점에서는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대신 한신평은 올해 실적과 IPO 진행 윤곽이 명확해지는 시점에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한신평은 현재 호텔롯데 회사채에 대해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과 함께 국내 유통기업 최고 수준인 'AA+' 등급을 매기고 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6일 호텔롯데에 대해 월드타워점 특허 소실이 "사업적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신용등급 변동을 야기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한기평은 "개별 기업 및 그룹 차원에서는 사업 기반이 저하됐다"며 "제 2 롯데월드의 사업성이 저하돼 계획 수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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