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 26일 LG그룹 스타트…삼성, 임원 교체 폭 커질 듯

삼성, 실적 나쁜 곳 쇄신인사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직책 유지

현대차, 부회장 승진 나올지 관심
LG, 구본준 역할 변화 가능성
SK, 김창근 의장 유임될 듯
금호, 박세창 대표이사 승진설도
대기업의 연말 임원인사가 26일 LG그룹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삼성은 다음달 2일 사장단 인사를 한 뒤 4일엔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대부분 그룹의 임원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그룹에서만 대폭 인사가 점쳐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경영인들도 대부분 현직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그룹으로 자리를 옮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 소폭, 삼성만 대폭올 연말 대기업 인사의 특징은 대부분 소폭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 두산 한화 등 주요 그룹들이 연중 수시로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하는 데다, 최근 몇 년간 주력사 실적 부진으로 이미 상당수 물갈이가 이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로 인사를 단행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수시인사를 통해 품질담당 신종운 부회장과 기아차 북미총괄인 안병모 부회장 등이 퇴진해 인사 수요가 많지 않다. 한때 14명이었던 부회장 수가 9명으로 줄어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가 가장 큰 관심이다.

LG그룹의 박진수 LG화학 부회장(4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5년),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3년) 등 주력 계열사 CEO들은 실적 호조로 교체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LG전자가 관심이다. 이로 인해 사장단 숫자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전자와 LG화학은 26일, LG디스플레이 등 나머지 계열사들은 27일 순차적으로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공석일 때 그룹을 이끌어온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유임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장단 인사 폭도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중순 이후 발표될 롯데그룹 인사도 최소 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영권 분쟁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만큼 현재 진용을 갖고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룹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은 그룹 원로로 유임이 확실시된다. 그룹 운영실장을 맡고 있는 황각규 사장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도 바뀐 지 2년이 채 안됐다.

두산과 한화그룹은 이미 연중 수시인사를 통해 사장단 인사를 했다. 한화는 다음달 임원 인사만 시행한다. 포스코도 지난 1월과 7월에 쇄신성 CEO 인사를 단행했다. 12월 첫째주 인사를 내놓는 GS그룹도 전문경영인 중 최고위급인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이 유임되는 등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예외다. 다음달 2일 사장단, 4일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인 삼성은 올해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지난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인사 폭을 최소화한 데다, 올해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등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해 쇄신 인사가 필요해서다.삼성전자는 임원 1300명 중 20~30%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등 CEO급 거취 변화도 거론된다. 다만 그룹 미래전략실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및 사업 재편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경영인 거취도 주목

오너 경영인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은 올해 승진 없이 부회장직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당분간 회장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구본준 부회장은 그룹 B2B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 등에 흩어져 있는 B2B 사업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구 부회장의 거취가 바뀌면 LG그룹의 사장단 인사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사장단의 연쇄 이동도 점쳐진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대표이사를 맡을지 주목된다. 박 부사장은 올해 채권단의 반대로 사흘 만에 대표직을 사임했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금호기업에서도 어떤 직함을 갖게 될지 관심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으로 한화큐셀을 흑자전환시킨 김동관 상무가 올해 또다시 승진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땅콩회항’ 논란을 일으켰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아직 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받지 않아 복귀하기엔 시기상조란 말이 나온다. 대한항공이 조 부사장의 퇴임 이후 공석으로 있는 기내식 기판 및 객실본부, 호텔사업본부 총괄직을 채울지도 주목된다.

김현석/송종현/김병근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