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발효 무산위기 한·중 FTA] 수출 감소에 속타는 재계 "한·중 FTA 비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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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 전경련 정책간담회…기업인들의 호소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은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경제활성화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25일 서울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한국 경제 현안과 경제 재도약을 위한 정책 과제’를 주제로 새누리당 지도부와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재계 참석자들은 “이번주 안에 한·중 FTA 비준이 이뤄지지 않으면 1년 늦어지는 것과 같다”며 조속한 비준을 요청했다.
"주내 비준 안되면 1년 늦어지는 것과 같아"
노동개혁·규제완화·원샷법 처리도 촉구
김무성 대표 "기업인, 정치권에 할 말 해야"
◆한·중 FTA 등 비준 촉구간담회 참석자들은 국회 본회의에서 한·중 FTA 비준 동의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 정치권이 풀어야 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한쪽이 도저히 말을 듣지 않을 때는 국제경쟁시대에서 사활을 거는 기업인 여러분이 나서 정치권에 할 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중 FTA는 발효시 관세가 한 번 인하되고 이후 매년 1월1일에 추가로 관세가 인하된다”며 “발효가 내년으로 미뤄지면 불과 1개월 차이로 1년분 관세인하 효과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비관세장벽 해소와 서비스시장 추가 개방 기회도 늦춰진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기업인은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어 FTA 발효가 1년 늦어지면 그 기회 비용은 엄청날 것”이라며 국회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기업인들은 또 조선과 철강, 건설 등 기간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노동개혁법의 필요성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M&A) 등 사업재편 관련 절차나 규제를 하나로 묶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제정 등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인들은 한·중 FTA 외에도 노동개혁과 규제 완화, 원샷법 등의 국회 통과를 주문했다”고 전했다.◆재계 “경제 활력 방안 시급”
이날 간담회는 새누리당이 한국 경제의 현안과 재도약 방안에 대해 새누리당과 정부, 재계 간에 의견을 교환하자고 요청해 이뤄졌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 임하는 자세는 ‘귀는 있고, 입은 없다’는 마음으로 경청하는 것”이라며 “재계 여러분의 의견을 꼼꼼히 메모해 제도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 감소액보다 수입액이 더 많이 줄어 경상수지가 흑자를 나타내는 ‘불황형 흑자’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20여년 전 중국 푸둥을 본 뒤 ‘우리 경제 큰일났데이(큰일났다의 부산 사투리)’라고 했는데 (현재) 우리 경제가 큰일났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새누리당에서 김 대표를 비롯해 김정훈 정책위원회 의장, 이운룡 정무위원회 위원, 강석훈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박민식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이진복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 등 8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실장 등 6명이 나왔다.
전경련에서는 허 회장과 이승철 상근부회장, 송원근 경제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 사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사장 등 재계 인사 19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서욱진/은정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