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수도권] 두 권의 시집 펴낸 유태승 (주)휘일 사장…"시와 사업, 두 마리 토끼 잡겠다"
입력
수정
지면C7
"치열한 회사 경영 속 시는 위안과 안식처"연매출 250억원에 달하는 자동차에어컨 부품업체인 (주)휘일의 유태승 사장은 지난 2월 LED 조명등 제조업체인 (주)휘일라이팅을 별도법인으로 설립하는 등 모두 3개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13년 자유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스스로 복을 만드는 조복(造福)이 인생철학"
지난 23일 충남 아산의 휘일 사무실에서 만난 유 사장은 2013년 출간한 첫 시집 《마루모퉁이》에 실린 ‘김치 팔러가는 길’이라는 시 한 수를 소개하며 인터뷰에 응했다.‘양은 다라이에 고봉으로 김장 김치를 담아 머리에 이시고 나는 달걀 두 꾸러미를 들고 당신을 따라 나섰지요. 가일고개를 넘고 한참을 가면(중략)…“태승아 공부 잘해라” 하시며 그 흔한 정직하게 살아야한다고 하시지요(중략)….’
기업을 운영하면서 짬을 내 시 작품활동도 병행하고 있다는 그는 《마루모퉁이》에 이어 올해 낸 《내 고향 마루모퉁이 찔레꽃》 등 두 권의 시집에 어머니와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시에는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인 중학교 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어머니를 잃고 방황했던 자신에 대한 구구절절한 반성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있다고 강조했다.유 사장은 “시를 쓰는 것이 나에게는 마음의 위안이고 안식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며 “치열한 회사 경영에서 잠시 나를 돌아보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누구에게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의 평안을 준다”고 시를 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시인으로서 기업가로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유 사장이 자동차 부품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그는 1976년 서울시립대를 졸업하고 ROTC로 제대한 뒤 유아용품제조 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져 문을 닫았고 마침 거래처였던 이웃 회사의 사장이 1984년 당시 2800만원에 달하는 기업을 외상으로 인수해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것이다. 직원 12명으로 한국하이눈을 창업해 자동차 부품업을 시작했고, 2000년 자본금 2억원으로 (주)휘일을 설립했다.유 사장은 “‘스스로 복 받을 일을 만드는 ‘조복(造福)’을 인생 및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며 “매사 성실과 정직으로 임하면 복 받을 수 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어려워 나갔던 직원이 알루미늄 파이프 절단기 아이디어를 제공해 생산량이 크게 올라간 조복을 체험하기도 했다. 그는 “어려울 때 나갔다고 탓하지 않고 회사의 어려움을 스스럼없이 다른 회사 사람에게 말하는 열정과 순수함이 좋았었나 보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조복이라는 인생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잘하는 것이라고 했다. 직원에게 잘하면 회사는 당연히 발전한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직원들의 융화를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 및 LED 조명등 업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