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자 1랩] '더 버드 2015' … 매둘기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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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래빗 연중 프로젝트 5회[ 편집자 주 ] 이 기사는 서스펜스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63년작 '새(The Birds)'의 모티브와 스틸컷을 차용해 제작됐습니다.
히치콕 고전 '새', 2015년 다시 태어나다
매인 듯 매 아닌 비둘기 같은…'매둘기' 공포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전세계를 덮치는데..

비둘기 2 : (시니컬하게) 하아. 옛날이 좋았지. 88년 올림픽 때는 우리가 평화의 상징이라고 사랑 받았는데. 지금은 혐오 동물 신세라니, 인간들이 풀어놓고는.

그렇다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재닛 옐런 의장은 매파일까, 비둘까파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매인 듯 매 아닌 비둘기 같은, 매둘기.
그러나 이 총재는 취임 후 4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 사상 최저인 1% 대 금리시대(현행 1.5%)를 연 장본인. 매파로 불렸던 이 총재는 어느새 대표적인 비둘기로 변신. 시장에선 말만 매이지, 행동은 비둘기라는 비판이 나옴.
반면 옐런 의장은 경기 침체 악화를 막기 위해 테이퍼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경제 성장및 안정에 초점을 맞춘 발언을 내놓으면서 비둘기파로 분류. 그러나 2015년 내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매의 발톱을 드러냄.
지난 2일(현지시간)엔 "금리 인상을 너무 오래 미루면 위험하다"며 이달 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함. 물론 이미 미국 금리가 7년째 제로(0)금리이기 때문에 더이상 인하 여력도 없어 옐런의 금리 인상은 매파적 성향이 아닌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음.
▲ 결론 : 이주열 총재와 옐런 의장 모두 '매파인듯 매파 아닌 비둘기 같은' 매둘기.
# Scene 3. 매둘기의 역습…금리 올린다고?
비둘기 1 : (계속 공부 잘하는 학생처럼) 그럴 수도 있지. '매인 듯 매 아닌 비둘기 같은' 매둘기의 역습에 지금 미국,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좌불안석이야. 7년만의 미국 금리인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두가 불안불안한 상황인거지.
그만큼 세계 경제는 새로운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하는 거지. 분명한 건 미국이 장기간 써온 인위적 경기부양책인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를 벗어던지기 시작한다는 거야. 2008년 미국 리먼 사태 발(發)로 전세계를 덮친 금융 위기 국면에서 미국이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뜻이기도 해. 그래서 비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어.
미국의 금리 인상 이유는 단순하다. 경기가 나어져서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제로 금리 정책과 함께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시장에 뿌리는 양적완화(QE3) 정책을 단행했다. 막대한 달러 유동성이 풀리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는 조금씩 개선됐다.
주택 자산시장 회복은 물론 실업률이 낮아지고 등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면서 미국도 출구 전략으로 선회하는 셈이다. Fed는 과잉 유동성 및 장기간의 제로 금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자산 시장 버블을 막기 위해 이미 수개월째 금리 인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모색했다.
글로벌 경제가 촘촘히 얽혀 있다보니 호재-악재 이분법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글로벌 경기를 이끄는 미국의 경기가 좋아졌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전세계적 경기 침체 속도를 늦추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무역 수출 비중이 70%가 넘는 높은 우리나라에는 긍정적이란 기대도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에 덩달아 금리를 올리면 주택담보 대출 등 가계 이자가 올라 살기는 더 팍팍해지지 않냐는 불안이 엄습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한 금통위원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국내 경기회복세가 견고하기 전까진 국내 금리인상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확인했다. 여전히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선택할만큼 국내 경제성장률이 개선되지 못해서다. 또 높은 가계 부채율도 인상의 걸림돌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선진국과 달리 한국의 가계는 현금이나 예금, 거래 가능한 주식 등 유동적인 자산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거의 최고 수준이다.
현재 가계 연체율도 매우 낮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충격파는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금리 인상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고된 이벤트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계자들도 금리를 급격히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시장 혼란도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신흥국이 금리를 계속 낮출 경우에도 국가 신뢰도가 흔들려 자본이 이탈해 외환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 그만큼 기준 금리 변동은 국가적 경제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신중 또 신중해야 함은 분명하다.
비둘기 2 : (마치 뉴스 앵커처럼) 정리해보면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나 가계 부채 때문에 기준금리를 당장 따라 올리기 힘들다, 다만 차후 인상 가능성은 있다" 이 정도가 결론이겠구나. 그럼 별 문제 없는 거 아냐?
비둘기 1 : (여전히 공부 잘하는 학생처럼) 근데 매둘기들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게 문제지. 매인지 비둘기인지 모를 어중간한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금리를 확 올릴 수도 있어. 해외 진짜 매파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질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내가 준비했어. 금리인상 대비 꿀팁(TIP). 이거 4가지는 꼭 기억해.
# Scene 5. 엔딩
비둘기 2 : (인생 허무하다는 듯) 에휴. 예나 지금이나, 돈 있는 사람들이나, 없는 사람들이나 매둘기의 불확실성에 불안한 건 변함없는거 같아.
비둘기 1 : (영화 상식도 풍부한 공부 잘하는 학생처럼) 그렇지? 알프레도 히치콕의 영화 '새(The Birds)'에서 새들의 공격에 공포에 질린 인간들처럼 말이야.
비둘기 1, 2 : 내년에도 먹고 사는 문제는 여전히 미궁 속이네. 한국은행아~ 우리 비둘기도, 저 바깥 세상에 사는 서민들도 모두 잘 좀 부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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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김민성 기자, 연구=장세희 한경닷컴 기자 ss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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