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칼럼] 청년실업난 해소, 전문대학에 답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 교육
현장중심 교육하는 전문대가 제격
수업연한 유연화 등 지원책 필요"

이승우 < 군장대 총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
전문대학은 한국 사회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고등직업교육의 해답을 모색해 왔다. 1979년 127개 대학, 학생 수 7만8000여명으로 시작해 36년간 560여만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이들 전문인력은 한국의 산업화를 견인해 왔다. 또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분야의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새로운 전공을 개발하고 학제를 다양화했으며 이에 걸맞은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발굴·신설해 왔다.

정부는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사회로의 전환이란 목표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학벌이 중시되고 있다. 치열한 입시경쟁, 능력과 무관한 학력 간 임금격차 등이 이를 말해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정부는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 강화와 전문대를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육성하는 것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에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전문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2015년 신년구상 발언에서는 취업을 전제로 기업과 계약한 전문대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충북보건과학대를 방문하는 등 전문대가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이에 전문대학은 산업현장 중심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기본 인프라로 개발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교육현장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기존교육과정을 NCS기반 교육과정으로 개편하고 교원운영, 교수학습방법, 현장실습 운영, 평가체계 및 평가방법 등도 혁신해 나가고 있다.

산업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주문식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각 전문대는 개별기업 및 산업별 단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과 시설을 확대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채용을 약정한 기업과 전문대가 NCS 기반 현장중심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운영하는 ‘취업약정형 주문식 교육과정’과 같이 선진화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대의 산학일체형 교육여건 조성은 극심한 청년취업난 해소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근 도입된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Uni-Tech)’을 통해 고교 시절부터 학생들이 대학진학과 취업에 대한 걱정 없이 자신이 원하는 직업 및 산업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성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고등직업교육을 둘러싼 환경과 능력개발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다양한 변화가 한국 사회에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노동이동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기업의 경력직 채용 등 노동시장의 변화는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에 더해 청년실업률이 1997년 5.5%에서 2014년에 9%로 높아지는 등 갈수록 악화되는 청년취업난 해소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노동시장 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장중심 고등직업교육의 확대와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 정부는 출범 초기에 설정한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전문대를 중심으로 한 고등직업교육 육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즉, 전문대의 수업연한 유연화와 턱없이 부족한 전문대 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줄 수 있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전문대는 산업현장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면서 교육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 산업체와 학습자 등 교육수요자 관점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자구노력과 도전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이승우 < 군장대 총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