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임원 예우는 사장 물러나면 상담역 위촉…기존 연봉 70%·사무실 제공

상무급은 일부만 자문역으로 월 수백만원 생활비 지급
삼성그룹 사장단 및 임원 인사로 400명 이상의 임원이 짐을 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상담역, 상근고문, 고문, 자문역이란 이름으로 삼성과 인연을 이어간다. 재직 중 공로를 인정해 예우해주는 덕분이다.

삼성은 사장을 지내고 물러나면 보통 상담역으로 예우한다. 사장급 상담역에겐 3년간 기존 연봉의 70%와 기사 및 사무실을 제공한다. 일부는 3년 후 자문역으로 위촉해 3년을 추가로 예우하기도 한다. 사장을 지냈지만 상담역을 받지 못하고 자문역으로 바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해외프로젝트에서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지난해 물러난 박기석 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그렇다.부사장이나 전무를 지내고 퇴임하면 고문으로 위촉해 2~3년간 예우한다. 그동안 회사에 공헌이 많았거나 앞으로도 활용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겐 2~3년간 기존 연봉의 80%와 사무실, 차량을 지원한다. 숫자는 많지 않아 퇴직자의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문 대우를 받는 사람은 수십명에 불과하다.

고위직 퇴직자 중 본사 건물로 출근하며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은 상근고문으로 위촉한다. 반도체사업에서 큰 공을 세운 이윤우 삼성전자 고문, 초대 법무실장을 지낸 이종왕 삼성전자 고문 등은 정해진 기한 없이 예우를 받고 있다.

상무급 일부에게도 자문역을 맡긴다. 이들에겐 월 수백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기간은 1~2년이다. 하지만 절반 이상은 자문역도 얻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 임원 인사 폭이 예년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올해는 피치 못하게 자리를 잃는 사람이 많다”며 “이들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고문 등으로 위촉한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