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다시 요구 않겠다" 문재인에 최후통첩…탈당 불사?
입력
수정
지면A6
'혁신전대 재고' 촉구하며 문재인 성토
조목조목 반박한 안철수
"조롱·모욕 인내해왔다…함께 할 뜻 없다면 말해달라"
'마이웨이 행보' 문재인
"오늘은 얘기 않겠다…조금 더 시간을 달라"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전 대표는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인내하며 제 길을 걸어왔다”며 지난달 29일 혁신 전대를 제안했을 때보다 더 강한 어조로 문 대표를 성토했다. 그는 “(문 대표가) 기득권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며 “정치 리더십은 누르고 억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대에서 재신임을 물어 문 대표가 다시 당선된다면 깨끗이 승복하고 문 대표를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문 대표의 혁신 전대 거부 이유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 말대로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야 한다”며 “그 각오와 결기로 전대에서 국민과 당원에게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택을 왜 못 하느냐”고 되물었다. 문 대표가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 데 대해서도 2000년대 이후 새정치연합이 총선 직전 전대를 치렀던 사례들을 조목조목 들며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기득권을 버리고 당을 살리려는 결단과 의지”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가 ‘당 대표직 사퇴 후 다시 전대에 나가라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하신다면 전대에 다시 나가는 게 무엇이 어렵냐”며 “문 대표의 결정이 진정 당을 위한 결정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자신의 10대 혁신안을 문 대표가 지난 3일 전격 수용키로 한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외면하고 비판하다 석 달이 지난 뒤 왜 갑자기 수용하게 됐는지 국민께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제안 거부시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결단을 기대하겠다”며 “오늘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문 대표는 명확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 대표는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여야 대표·원내대표 2+2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대 개최 재요구에 대해) 오늘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