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달러 달성 멀어진 우울한 무역의 날…나홀로 빛난 K뷰티 '수출 한국' 희망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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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효자'로 변신
만년 무역적자 화장품, 작년부터 흑자 수출품으로
'수출 전사' 화장품 CEO
서경배 아모레 회장 금탑,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은탑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20년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차별화된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조만간 1억달러 수출도 달성하겠습니다.”(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은탑산업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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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화장품기업들의 ‘수출 대박’은 오랜 도전 끝에 이뤄낸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64년 ‘오스카’ 화장품을 시작으로 수출에 나선 뒤 ‘1억불 수출의 탑’(2013년)을 받기까지 49년이 걸렸다. 하지만 이후 수출액이 연 50% 이상 급증하면서 올 들어 10월까지 1억8252만달러를 기록, 1억달러를 달성한 지 2년 만인 올해 2억달러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인 코스맥스는 창립 초기부터 수출 우선정책을 펴 랑콤, 입생로랑, LVMH 등 세계적 화장품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50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한 데 이어 내년에는 세계 화장품 ODM업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골판지 제조업체였던 산성앨엔에스는 ‘리더스코스메틱’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한 마스크팩 등이 중국인에게 큰 인기를 누리면서 화장품사업에 본격 진출한 지 4년 만에 ‘1000만불탑’을 받았다. 산성앨엔에스의 성공은 많은 기업이 화장품에 새로 진출하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달팽이크림’으로 대박을 낸 잇츠스킨과 ‘마유크림’으로 돌풍을 일으킨 클레어스코리아는 2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그러나 화장품 분야의 선전을 제외하면 이날 무역의 날 기념식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우울했다. 정부가 ‘사상 첫 세계 6위 수출국 도약’과 같은 성과를 강조했지만, 이면에는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드러내는 비관적 지표가 적지 않다. 올해 ‘1억불 수출의 탑’을 받은 기업은 59개로, 지난해(95개)보다 38%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다.산업부가 집계한 지난달 수출 실적에서도 전통적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각각 1년 전보다 36.3%, 24% 감소했고 반도체도 9.6% 줄었다.
임현우/김재후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