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일자리…일본 청년들은 좋겠네, 구인난 일본 증권사 "한국 청년 뽑겠다"
입력
수정
지면A1

오오이시 아쓰시 아이자와증권 기획본부장은 “일본에서 30여명을 뽑으려 했지만 15명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며 “신입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 한국의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일본 고용시장은 양적 완화, 재정 확대, 규제 완화 등을 앞세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정책)가 경기를 살리는 데 성공하면서 기업의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일본의 유효구인비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1.24배, 도쿄로 한정하면 1.82배다. 구직자 한 명에 일자리가 1.82개라는 뜻이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본 청년들이 부럽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도쿄 청년 1명당 일자리 1.8개…한국, 대우證 60명 모집에 4천명 지원

실제 양국 청년들의 취업 사정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한국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7.4%였다. 전월(7.9%)보다 0.5%포인트 떨어진 수치지만 전체 실업률(3.1%)의 두 배를 웃돈다.
반면 같은 달 기준 일본 청년층(만 15~24세) 실업률은 5.5%였다. 아베노믹스가 시행되기 전인 2010년 10월 9.1%에서 △2011년 7.8% △2012년 7.5% △2013년 6.5% △2014년 5.6%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일본은행의 ‘기업 단기경제 관측조사’에 따르면 일본은 2013년 하반기부터 전 산업에 걸쳐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 일본 경제계에선 취업 준비생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도요타는 2013년 폐지했던 단기 계약직 특별수당을 지난 7월 부활시켰다. 고용 후 첫 3개월 안에 계약을 갱신하는 직원에게 10만엔(약 97만원)의 특별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마쓰다자동차공업은 올해 입사축하금을 기존 15만엔에서 20만엔으로 늘렸다. 후지중공업은 신입사원에게 입사축하금으로 7만엔을 지급한다.
일본 정부는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인재 채용을 장려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올해부터 외국인 인턴십을 지원하는 ‘인턴십 인 재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특히 한국 인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장진욱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인재취업팀장은 “일본 기업들은 아시아권 인력 중에 한국인을 최고로 친다”며 “일본 문화에 익숙하고 영어 실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10~11월 세 차례에 거쳐 국내 취업준비생과 일본 기업을 연결해주는 채용상담회를 열었다. 여기에 참가한 일본 기업은 고베제강소 도레이첨단소재 등 42개사였고, 국내 취업준비생은 596명이었다. 이 가운데 51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현진/윤정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