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야 고맙데이~" 포항 구룡포에 관광객 북적

주말에만 5000여명 찾아
지역 경제 모처럼 활기
포항시 "과메기 클러스터 조성"
“과메기를 처음 먹었을 때 비린내에 부담스러웠지만 맛을 들이고 나니 씹을수록 고소한 맛에 중독됐습니다.”

10일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과메기 문화거리. 부산 해운대에서 온 이선극 씨(35)는 “지난겨울에 맛본 과메기를 잊을 수 없어 하루 휴가를 내 포항을 찾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말인 지난 6일에는 하루 동안 전국에서 5000여명의 관광객이 구룡포를 찾아 이날 과메기 하루 공급 물량 1300㎏(2000만원 상당)이 모두 팔렸다.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과메기’가 철강 경기 침체로 활기를 잃은 포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포항시와 구룡포 과메기조합법인은 올 겨울철 과메기 생산량이 5500t, 매출은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윤형돈 구룡포상가번영회 회장은 “과메기는 추울수록 더 맛있어 내년 1, 2월에 과메기 매출이 최고조에 오를 것 같다”며 “철강 경기 침체로 포항 경기가 예전같지 않지만 과메기 덕에 시름을 잊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은 전국 과메기 생산량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최대 집산지다. 구룡포, 장기, 호미곶 일원에 600여개 생산업체가 있다. 이 중 구룡포에만 80% 넘게 몰려 있다. 과메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20마리 한 두름(1㎏)이 소매가로 1만6000원 정도다.포항시는 생산과 판매, 운송 등 과메기산업 전반에 걸친 경제파급 효과가 한 해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시에 따르면 지역 내 600여개 과메기 가공업소에서 일하는 인력만 업소당 평균 6명으로 3600여명에 이른다. 50개 정도인 전문식당을 포함해 과메기를 취급하는 식당이 6000개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메기로 인한 전체 고용창출은 2만~3만여명에 달한다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

포항시는 총 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구룡포 일대에 14만2000㎡ 규모로 ‘과메기 클러스터’를 조성해 생산·가공·유통·체험관광 등이 어우러진 종합 테마 관광단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겨울철 포항의 특산품인 과메기를 세계적인 한류 식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