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박지원 "고민이 깊다…" 탈당 탐색모드

새정치연합 '안철수 탈당' 후폭풍

문병호·유성엽·황주홍 "17일 탈당"
비주류 "문재인 대표 사퇴" 당내 투쟁
< 의총 열었지만… > 14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 이종걸 원내대표와 일부 의원들만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 후폭풍에 휩싸인 새정치민주연합은 14일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일부 의원들은 탈당 의사를 밝혔지만 대다수는 뚜렷한 방향 설정을 하지 못했다.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 등 3명은 탈당 시기를 17일로 못 박으며 집단행동에 들어갔지만 호남 등 비주류 인사들은 일단 여론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탐색 모드’로 전환했다. 당내 비주류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 분당 위기를 자초한 책임을 물어 문재인 대표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16일 당무에 복귀할 문 대표가 어떤 타개책을 내놓을지, 비주류와 호남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어떤 선택을 할지 등이 연쇄 탈당의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대표는 2007년 정계개편 과정에서 23명의 의원과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을 감행하면서 야당 개편의 촉매 역할을 했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거취 문제와 관련,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고민이 깊다. 제 거취문제뿐 아니라 선거를 앞둔 야권의 상황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 등 3명 의원이 탈당을 공식화했지만 비주류 내에서는 즉각적인 탈당보다는 문 대표 사퇴 쪽으로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문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이어 “제1야당 분열의 시작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과 당원 앞에 죄를 지었기에 사죄부터 드린다”며 “민심과 당심은 문 대표에게 구당 차원의 결단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조치도 없이 오늘의 사태를 가져오게 한 원인은 전적으로 문 대표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탈당 문제에 대해선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지지했던 비주류 모임인 ‘구당(救黨)모임’ 소속 의원들도 모임을 하고 조속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기로 결의했다.

야권의 한 인사는 “비대위나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등 비주류 의원들이 수긍할 만한 총선체제가 구축된다면 당을 뛰쳐나갈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당내 주류파들은 탈당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집안 단속에 나섰다. 진성준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탈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하는 것은 섣부른 이야기”라며 “탈당은 의원 개인의 정치 생명이 걸려 있는 만큼 쉽게 결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