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에게 기업 살릴 기회 준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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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집행유예 선고배임과 사기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70·사진)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징역 4년' 1심에서 감형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최재형)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윤 회장에게 1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항소심 재판부는 계열사 극동건설과 웅진캐피탈(서울상호저축은행)에 1500억여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고, 1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는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범행 결과가 가볍지는 않지만 이제 막 회생절차를 마치고 재기 중인 기업의 총수에게 징역형을 선고하기보다 사재를 투입하면서 기업을 살리려고 노력한 피고인으로 하여금 다시 한번 경영하면서 경제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18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계열사를 살리려 했다”며 “원심 판결 이후에도 피고인이 추가 피해 변제를 위해 노력했고, 수사과정에서 개인 비리가 발견되지 않은 점에 비춰 피고인이 웅진그룹을 비교적 투명하게 경영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35년간 경영하면서 투명경영을 안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앞으로도 투명경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선/안재광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