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스토리공동개발 콘퍼런스] 중국이 원하는 스토리 키워드는 '착한 예능' '키즈맘'

중국시장 공략 이렇게…
1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한·중 스토리 공동개발 콘퍼런스’에 참석한 인사들이 중국 콘텐츠시장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중국에서는 ‘착한 예능’이 뜨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건전한 사고방식을 심어줄 수 있는 ‘출발 드림팀’ ‘우리동네 예체능’처럼 공익적인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중국 제작사들이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중국 웹콘텐츠 제작사인 골든하베스트미디어의 왕징 사장은 1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한·중 스토리 공동개발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 제작사가 착한 예능을 찾는 것은 지난 7월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위원회가 한국 방송 프로그램 포맷을 그대로 본뜬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비판하면서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담고 독자적인 포맷을 만들라”는 지침을 내려서다.중국 2위 위성채널인 장쑤방송그룹 유만애니메이션위성TV의 딩아이핑 부사장은 “중국에서 35년간 산아 제한을 위해 유지해 온 1가구 1자녀 정책이 폐기되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키즈맘’을 공략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딩 부사장은 “키즈맘들의 구매력을 활용해 PPL(간접광고)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도 가능하다”며 “한국산 육아용품을 방송 소재로 활용하고, 방송 후 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판매하면 불티나게 팔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포맷을 만들기보다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 같은 프로그램 포맷에 키즈맘을 위한 이야기를 입히면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최대 동영상플랫폼 유쿠투더우를 합병한 허이그룹의 딩헝 부회장은 “중국의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링허우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2억2000만명으로 추정되는 주링허우 세대는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경제적 부를 이룬 1990년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다.

딩 부회장은 “이들은 콘텐츠 시장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라며 “그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링허우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모바일에 특화된 스마트 콘텐츠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초단편 영화를 공모하는 ‘29초 영화제’와 같은 포맷이나 10분 안팎의 미니 단편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