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래빗TV] '영하 10도'에 대처하는 서울시 공무원의 자세

서울역 고가 폐쇄 5일째 기록

서울시 공무원만 추운건 아닐텐데..
# 서울역 고가 폐쇄 5일 째 모습(2015.12.17)


# 서울역 고가 폐쇄 4일 째 모습(2015.12.16)
#서울역 고가 폐쇄 3일 째 모습(2015.12.15)


# 서울역 고가 폐쇄 2일 째 모습(2015.12.14)

17일 목요일.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로 얼어붙을만큼 서울 아침은 추웠습니다.

'뉴스래빗'은 이날도 폐쇄 5일째를 맞은 서울역 고가도로 주변 교통 상황을 타입랩스(Time-lapse)로 담았습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차량이 막히는 모습이었지만 차량 '정체'라는 단어를 쓰기엔 교통 상황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날도 어김없이 경찰관과 모범택시 운전기사 등이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현장 교통 정리에 나섰습니다.
지난 13일 자정부터 시작된 서울역고가 폐쇄는 이날 5일 째를 맞았습니다. 고가 통제로 서울역 주변 우회로가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은 월 · 화요일과는 달리 목요일인 이날은 수요일 수준으로 정체가 다소 해소된 모습이었습니다.
차량들이 뒤엉키는 충정로 삼거리와 염천교 사거리에는 이 날도 경찰과 모범 운전기사 등 4명이 교통 정리 중이었습니다. 고질적인 좌회전 꼬리 물기 차량을 단속하고, 원활한 교통 대책을 홍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경찰 1명과 모범 기사 3명은 찬바람이 들어치는 도로 한복판에 서 있었습니다. 두터운 방한복을 껴 입었지만 추운 날씨에 발을 동동 구르고, 미지근한 입김으로 손을 데우기도 했습니다.
사거리 다른 한켠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있었습니다. '서울특별시' 점퍼를 입은 공무원들이었습니다.4~5명의 사거리 근처 모닥불 앞에서 입김을 불며 옹기종기 모여있었습니다. 노점 커피가게 앞에서 산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든 채였습니다. "추운데 어디서 뭐해? 와서 커피나 한잔 해"하며 동료에게 전화도 했습니다.

건너편 서소문공원 앞 흡연구역에도 3명의 서울시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담배를 태우며 한데 모여 있었습니다. 먼 발치에서 교통 통제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 공원조성과 등 서울역고가 관련 실무 공무원입니다. 정체가 극심했던 월요일부터 다소 정체가 풀린 수요일까지는 염천교 사거리와 충정로 삼거리에서 경찰 등을 도왔습니다. 횡단보도 앞에서 연신 손을 흔들며 교통정리를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은 '뉴스래빗'이 현장을 지켜본 1시간 여동안 현장 통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따뜻한 모닥불 앞에서 한 손엔 커피를, 다른 한손엔 담배를 든 채로요.

추운 날씨 탓이었겠죠. 교통 통제는 경찰과 통제 요원의 고유 업무입니다. 공무원의 역할은 행정 지도 및 현장 관리 · 감독이기도 합니다. 다만 출근길 막히는 도로 한가운데 발을 동동 구르던 경찰과 모범 택시기사, 그리고 서울시 공무원의 모습은 참 많이 비교됐습니다.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만 이날 현장에 나온 걸까요?

현장에서 '서울역 공무원은 오늘 왜 함께 지도를 안하나요?'라고 질문해봤습니다.

방한복을 두텁게 껴입은 한 분은 "공무원은 우리 감시하러 온 거지 통제는 하지 않아, 오면 원래 산책하고 그래"라고 말했습니다.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이날 오전 7시에 사거리에 나와 오후 2시까지 이 자리에 서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역 고가 폐쇄 및 공원화를 결정한 주체는 서울시입니다. 그 행정 결정의 여파로 서울 시민들은 서울역 주변 우회도로에서 출근길 정체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이 사실을 서울시가 너무 빨리 잊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뉴스래빗'은 내일도 서울역 고가도로 교통 상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뉴스래빗'은 한경닷컴 뉴스랩(Newslab)이 만드는 새로운 뉴스입니다. 토끼(래빗)처럼 독자를 향해 귀 쫑긋 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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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 김민성 기자 연구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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