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래빗TV] '서울역 고가 폐쇄' 5일간의 기록…안심하긴 이르다

폐쇄 6일째 다시 출근길 정체 심화
고질적 꼬리물기에 운전자 고성 여전
서울시 과학적 모니터링으로 해결책 내놔야
[편집자 주] '뉴스래빗'은 지난 닷새 간 서울역 고가 폐쇄로 인한 주변 정체 모습을 기록했습니다.
금요일인 18일 체감온도가 영하 12도까지 떨어질만큼 서울 아침 기온은 쌀쌀했습니다. 옷매무새를 단단히 여미고 찾아간 서울역고가 주변 우회도로는 다시 주차장으로 변해있었습니다.19일자 타임랩스 화면과 18일, 17일 영상을 비교해보시길 바랍니다. 한눈에 교통량 증가 및 정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서울역 고가 폐쇄 6일째 아침(18일 타임랩스) 타임랩스(10분의 1초)는 실제보다 더 빠르게 화면을 재생하는 기법입니다. 1분치 영상을 찍으면 6초로 빠르고 짧게 보여주죠. 화면 속 차량 진행 속도보다 10배 느리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서울역 고가 폐쇄 5일간의 기록(14~18일 타임랩스)
14~15일 '주차장'을 방불케한 교통 상황이 16~17일 한결 풀리면서 상습 정체가 해소된 건 아닐까 기대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차량 경적음이 커졌습니다. 먼저 교차로를 지나려는 운전자 간 욕설과 고성도 터져나왔습니다. 고질적인 꼬리물기와 끼어들기로 염천교 일대의 교통 정체는 최악이었던 14일 수준으로 돌아간 듯 보였습니다.
"야 이 XX야! 사람 죽을 뻔 했잖아!"교차로 교통 통제관과 버스 운전기사 간 고성도 오갔습니다.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버스 운전기사가 이를 무시하고 교차로를 넘었습니다. 자칫 아찔한 인명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이날 4명의 모범 택시기사들이 교차로에서 연신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 통제하느라 안간힘을 쏟았습니다. 이들 역시 충정로 삼거리와 염천교 사거리의 교통 정체가 다시 심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모범택시협회 소속 한 기사는 "어제는 조금 괜찮았는데 오늘은 더 막힌다"며 "통제하기 힘든데 춥기는 왜 이리 추운지"라고 답답해했습니다. 검은색 장갑으로 흐르는 콧물을 연신 닦았습니다. 이들은 서울시모범택시협회 차원에서 현장 통제에 동원됐다고 밝혔습니다. 근무 비용은 나중에 서울시를 통해 따로 정산받는다고 합니다.정체 상황이 더 악화하자 현장 관리에 소극적이었던 서울시 공무원들도 교차로를 시종일관 주시했습니다. 전날 한가롭게 담배를 피우거나 30분 넘게 불을 쬐고 있는 모습들은 볼 수 없었습니다.
'뉴스래빗'이 서울역 고가 주변을 5일 동안 취재한 결과 고가 폐쇄 후 첫 출근 길인 14~15일이틀은 정체가 심각했습니다. 16~17일은 교통량이 눈에 띄게 줄어 상승 정체도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날 아침 다시 많은 차량이 뒤엉키자 순진한 기대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었일까? 추운 날씨 탓에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몰고 나온 시민이 많아서지 않을까 짐작해봤습니다. 그러나 기온변화에 따른 교통정체에 대한 분석 자료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교통안전공단 본사 및 한국교통연구원 등에 문의한 결과 기온 변화와 교통량 증감 간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조사결과는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서울연구원이 2010년 내놓은 '외부요인에 의한 서울시 교통상황 변화 분석'에 따르면 "날씨변화에 따라 교통정체가 발생하지만 정체의 원인은 강수량에 한정한다"라고 적혀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차가 밀릴 수 있지만 기온은 크게 상관 없다는 뜻입니다.
연말 금요일이라 교통량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증명할 객관적 데이터는 없는 상황입니다. 기온 하강과 연말 탓에 이날 아침 갑자기 차량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통량이 다시 증가했다는 객관적 증거 외에 뚜렷한 외부 요인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날 현장에 있던 10여 명 서울시 공무원들은 서울역 고가 폐쇄 안내 전단지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주차계획과 소속 한 공무원은 "서울역 고가 폐쇄 관련해서 시민에게 안내 및 감독을 하러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공무원들은 정체 상황을 실시간 체크한 뒤 내부 보고를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닷새간 서울역 주변 정체 상황을 지켜본 '뉴스래빗'의 결론은 '안심하긴 이르다'입니다. 45년동안 하루 약 5만대 차량을 동서로 이어주던 서울역 고가의 빈자리는 여전히 컸습니다.



지난 14일 극심한 정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서울시는) 이렇게 차가 많이 막힐 줄 예상도 못했다는 말인가"라고 말하며 혀를 차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출근길 정체로 발을 동동 구르던 운전자들, 꼬리물기로 인한 고성과 욕설, 이들을 통제하는 경찰 사이렌 및 확성기 소리로 지난 5일 간 서울역 고가는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서울역 고가 폐쇄 및 공원화를 결정한 주체는 서울시입니다. 서울시가 출근길 불안에 시달리는 시민 의견을 경청하고, 과학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안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길 기대합니다. '뉴스래빗'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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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김민성 기자, 연구=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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