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의 힘'…기재부 출신 장·차관만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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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요즘…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1일 이뤄진 개각에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곧바로 관가엔 ‘기재부 출신 관료의 약진’이라는 말이 돌았다. 현재 활동 중인 기재부 출신 장관급 관료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등 세 명이다. 주형환 장관 후보자를 합치면 네 명으로 늘어난다. 차관도 적지 않다.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과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이 기재부 출신이다.지방자치단체로도 많이 진출했다. 기재부 출신의 타 부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현 정부 들어 기재부 장관이 부총리로 격상된 것이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기재부가 정부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기재부 출신의 정책 조정 능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산권을 쥐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광역자치단체가 부시장(부지사) 자리에 기재부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다. 다른 부처 출신보다 지역 예산 확보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최경환의 힘’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경제부처 고위관료는 “최경환 부총리는 자신과 함께 일한 사람을 끝까지 챙긴다는 얘기가 많다”며 “임종룡 위원장을 제외하면 현재 타 부처 장관으로 옮긴 기재부 출신은 모두 최 부총리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 측근 '장관 영전'
강호인 국토·추경호 국조실장에 주형환 산업장관 후보 등도 합류
타 부처 관료 자존심 상처
국토부 "기재부 국토교통국", 산업부 "인사적체 심한데…"
기재부 관료들은 최근의 분위기가 싫지 않은 내색이다. 지난해 고위직 선배들이 대거 광역자치단체로 옮긴 데다 올 들어선 타 부처의 장·차관으로 나가면서 부처 내 인사적체가 지속적으로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속 인사에 대한 기대도 크다.
주 후보자의 ‘영전’으로 공석이 된 1차관 자리엔 정은보 차관보나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승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반대로 기재부를 제외한 부처에 근무하는 관료들은 “인사적체가 더 심해졌다”며 불만이다. 이관섭 1차관과 문재도 2차관, 김재홍 KOTRA 사장 등의 내부 승진을 기대했던 산업부가 대표적이다.
산업부의 한 관료는 “다른 부처에서 장관이 와 일이 잘된 사례도 있었지만 일을 잘하는 ‘에이스’들이 대거 사표를 내고 떠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타 부처 출신 장관의 위험성을 에둘러 언급한 것이다. 산업부 장관에 기재부 출신이 임명된 건 임창열 정덕구 윤진식 최경환 최중경에 이어 이번이 여섯 번째다.
현 정부 들어 세 번의 장관(서승환 유일호 강호인)이 모두 외부 출신으로 채워진 국토부 관료들도 심정은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기재부 국토교통국’이라는 자조까지 나온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얘기다.세종 관가 전체적으론 현 경제팀 수장에 정치인이 재기용된 데 따른 아쉬움도 적지 않다. 당초 부총리로 유력했던 임종룡 위원장이 부총리로 임명됐다면 관료 상층부의 연쇄 이동이 이뤄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추경호 실장과 이석준 1차관 등이 ‘이동 리스트’에 올랐던 인물이다. 관가의 이런 기대는 유일호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부총리에 내정되면서 물거품이 됐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