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선충전산업 육성, 선(線) 없는 사회 선도한다

활용가능성 무한한 유망 선도기술
무선충전이 선(線)으로부터 자유 부여
국내기술이 국제표준 되게 할 것

최재유 <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가라고 하는 토머스 에디슨으로부터 시기와 질투를 받았던 발명가가 있었다고 하면 믿어질까? 그가 바로 교류전류를 발명해 직류전류를 발명한 에디슨과의 ‘전기전쟁’에서 승리한 니콜라 테슬라다.

테슬라는 세계 6대 전기 발명품 중 하나인 유도전동기를 비롯해 테슬라 코일, 수력발전 등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800여개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발명한 ‘전기의 마술사’로 불린다. 하지만 철저하게 실험실을 지키는 연구자였던 그는 발명가면서도 뛰어난 경영자인 에디슨의 그늘에 가려 역사 속에 묻힌 불운한 천재이기도 하다.그러나 120여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의 업적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바로 1890년 테슬라에 의해 처음 소개된 전기에너지를 선(線) 없이 전달하는 기술, 즉 무선충전기술 때문이다.

최근 무선충전기술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각종 전선으로부터 자유로움과 편리함을 가져올 혁신적인 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개인용 기기뿐 아니라 가전기기, 자동차, 드론, 의료기기,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무한한 유망기술로 평가된다.

무선충전기술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는 공항이나 커피숍에서 선 없이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콘센트 없는 주방에서 커피를 끓일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또 무선충전을 통해 드론이 장거리 배송에 나서고, 아파트 단지에 주차 중인 자동차가 무선으로 충전되는 등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던 일이 현실화될 것이다.이미 국내외 휴대폰 제조사는 무선충전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고, 스웨덴의 가구 전문회사인 이케아(IKEA)는 무선충전 기능이 있는 가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은 무선충전 전기버스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경북 구미시와 서울대공원에서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무선충전 세계시장 규모가 올해 16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17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기술 진보와 시장 확대에 부응해 정부는 지난 7일 무선충전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K-ICT(정보통신기술) 무선전력전송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한국이 무선충전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모델시티 선정 등을 통해 무선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에 원스톱 시험인증서비스를 제공해 더 빨리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내 기술이 국제표준에 반영되도록 국제 표준화 활동을 강화, 무선충전산업을 세계를 선도할 전략분야로 집중 육성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무선충전산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전자파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다. 다양한 무선충전 제품 등장에 대비해 전자파 인체보호기준 등을 마련하고, 기업의 전자파 저감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오늘날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기기들은 전선이라는 불편함에 묶여 있다. 과거 유선에서 무선통신으로 발전하면서 이동의 자유를 누렸듯이 무선충전기술을 통해 전선이라는 마지막 선을 넘어 이용자가 더욱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최재유 <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