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천경자·이왈종…새해 화단 '별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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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옥·오치균·카푸어·엘리아슨 등 '그림잔치' 줄이어새해에도 국내 화단의 ‘그림 잔치’는 계속된다. 단색화 열풍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전시를 미뤘던 국내외 인기 작가 초대전, 1980년대 활동한 민중화가들의 개인전이 대거 열릴 전망이다. 주요 화랑과 미술관들은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고(故) 백남준을 비롯해 천경자 서세옥 이왈종 이숙자 오치균 황재형 이용백, 아니시 카푸어(영국), 올라퍼 엘리아슨(덴마크), 장 미셸 오토니엘(프랑스), 류웨이 쑨쉰(중국), 맥스 프리징거(독일), 레슬리 드 차베스(필리핀) 등 국내외 인기 작가 200여명을 선발해 라인업을 꾸렸다.
2016 미술지형도는 국내외 인기작가전·단색화·민중화
내년에는 그림값이 상승 탄력을 받고 있는 경매시장을 중심으로 미술 경기가 조금씩 살아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술 평론가 김종근 씨는 “내년에는 경매시장의 활력이 화랑가로 번질 것”이라며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을 모을 기회”라고 말했다.◆백남준 10주기 대규모 기획전
대형 화랑들은 미술애호가를 흥분시킬 만한 중견·원로·작고 작가들의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화랑인 갤러리 현대는 내년 1월28일 백남준 10주기를 맞아 생전에 고국에서 보여준 활동상과 한국에 남긴 주요 작품을 모은 대규모 기획전 ‘백남준, 서울에서’를 연다. 3~4월에는 ‘골프 화가’ 이왈종 화백을 초대해 신작 5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제갤러리는 내년에도 단색화와 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에 매기가 붙을 것으로 보고 정창섭 박서보 하종현, 설치미술가 아니시 카푸어와 장 미셸 오토니엘로 승부를 걸 방침이다. 특히 박서보(1월·영국 런던 화이트큐브갤러리)와 하종현(4월·미국 로스앤젤레스 블럼앤드포갤러리)의 해외 개인전을 통해 외국 단색화 시장을 점검할 예정이다.가나아트갤러리와 학고재화랑은 민중작가들의 그림전을 계획하고 있다. 가나는 새해 첫 전시로 ‘한국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2-시대의 고뇌를 넘어, 다시 현장으로’라는 타이틀로 1980년대 민중미술을 재조명하고, 12월에는 강원 태백 탄광촌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화폭에 담아온 황재형의 개인전을 연다. 학고재는 민중미술 1세대 서양화가로 꼽히는 주재환(3월)과 신학철(9월)의 전시를 연다.
중견 화랑들은 늘 새로운 도전으로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유망 작가들의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선화랑은 중견 화가 이정지(3월)를 비롯해 구자동(4월), 이길우(9월), 정영주(10월), 곽훈과 이숙자(11월) 등의 개인전으로 현대미술의 흐름을 점검해볼 예정이다. 노화랑은 3월에 대구지역 구상화의 맥을 잇고 있는 이원희와 장이규의 작품전, 4월에 ‘명품 컬렉션-작은 그림 큰 마음’전, 5월에 ‘문기있는 그림’전을 차례로 연다.
아라리오갤러리(심문섭), PKM갤러리(백현진), 청작화랑(김경자), 바톤갤러리(맥스 프리징거), 청화랑(전영근), 리안갤러리(베르나르 오베르텡), 박여숙화랑(최정화), 이화익갤러리(최영걸) 등도 유망 작가의 신작을 내보일 예정이다.◆리움, 올라퍼 엘리아슨 초대
국내 주요 미술관들도 미술품 애호가들의 눈과 마음을 풍성하게 해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미술관은 한남동 리움과 태평로 플라토에서 다양한 전시를 마련한다. 내년 5~8월에는 국내 젊은 작가들의 전시 ‘아트스펙트럼’전, 10월에는 올라퍼 엘리아슨의 신작과 구작을 아우르는 대규모 개인전을 계획 중이다. 플라토는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중국 작가 류웨이 개인전(3월), 지난해 아트스펙트럼상을 받은 이완의 개인전을 연다.서울시립미술관은 백남준 소장품을 모은 페스티벌 형식의 기획전(1월)과 천경자 1주기 추모전(8월)을 계획 중이다. 간송미술관은 내년 1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고미술과 디지털시대의 사상과 문화를 보여주는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융합한 ‘NJP 링크 프로젝트’를 연다.
금호미술관은 오치균의 작업세계 30년을 대표작 ‘뉴욕시리즈’로 구성한 개인전(3월), 참여미술 작가 민정기의 개인전(10월)을 준비 중이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은 “미술관은 작품 해설을 들으면서 감상할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라며 “새해에는 눈도 즐겁고 문화적 소양도 쌓을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를 즐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