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이 '백기사'로…중국 최대건설사 M&A 새 국면

완커 現경영진 지지 선언
안방보험이 중국 최대 건설사 완커(萬果·Vanke)의 경영권을 둘러싼 적대적 인수합병(M&A)전에서 완커 현 경영진의 ‘백기사’로 등장했다. 완커 현 경영진과 중국 중견 건설사 바오넝그룹이 펼치고 있는 지분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일재경일보는 완커의 지분 7.01%를 보유하고 있는 안방보험이 최근 왕스(王石) 완커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27일 보도했다.안방보험의 가세로 화룬그룹과 왕 회장 등 기존 최대주주 지분율은 총 26.38%로, 바오넝그룹(22.45%)을 넘어서게 됐다. 중국 보험업계에서 공격적인 M&A를 통해 급성장한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인수로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완커를 둘러싼 적대적 M&A전은 지난 7월부터 완커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바오넝그룹이 이달 초 완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촉발됐다. 이에 왕 회장은 지난 18일 ‘포이즌 필’제도를 활용해 우호 지분을 늘리겠다고 선언하면서 중국 증권시장 및 재계 관계자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서구 언론도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적대적 M&A 시도가 건설업계 1위 기업을 대상으로 발생했다”며 이번 사건을 집중 보도했다.

그동안 양측의 지분 경쟁을 수수방관하던 중국 정부도 이번 사태에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장샤오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대변인은 2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계 기관과 함께 완커를 둘러싼 지분 경쟁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