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한 국립중앙과학관장 "뉴턴의 반사망원경 등 영국 과학관 통째 옮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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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국보급 유물 전시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근현대 과학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품격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내년 2월28일까지 열리는 ‘영국왕립학회와 영국국립과학관 소장품전-뉴턴과 세상을 바꾼 위대한 실험들’에는 영국왕립학회 및 왕실이 소장한 17~19세기 희귀 과학실험장치와 자료가 대거 공개됐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주한 국립중앙과학관장(사진)은 27일 “과학 문물 수집가이자 열렬한 후원자이던 조지3세 소장품과 17~18세기 영국 과학 문물이 해외에서 소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근현대 과학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실제로 이번 전시에는 영국왕립학회와 영국국립과학관이 보유한 소장품 및 희귀 자료 183점이 공개됐다. 뉴턴이 1672년 영국왕립학회에 이 결과를 친필로 보고한 편지가 그의 머리카락과 데스마스크, 반사망원경 등과 함께 전시된다. 또 1789년 영국 과학자 헨리 캐번디시가 지구 질량을 측정하기 위해 활용한 장치 도면을 비롯해 과학 컬렉터로 유명한 조지 3세가 소장한 윌리엄 허셜의 천체망원경, 코페르니쿠스식 혼천의 등 진귀한 소장품 138점도 포함됐다. 대전이라는 ‘지역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은 매일 800~1000명이 꾸준히 찾고 있다.
중앙과학관 측은 이번 전시를 위해 2년여 공을 들여야 했다. “2013년 11월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때 처음 이야기가 나와 전시까지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귀중한 과학 유물이다보니 준비 과정도 신중했습니다.” 중앙과학관은 과학 유물을 안전하게 전시하기 위해 습도 50%, 기온 20도를 유지하는 시설을 새로 들여왔다. 전시의 권위를 더하기 위해 전시장 인테리어도 바꾸고 강화 유리도 대폭 보강했다.김 관장은 대부분 전시물이 한결같이 과학 문물을 넘어 국내에서 보기 드문 예술품에 가깝다고 했다. “1763년 조지 애덤스가 만든 은제현미경은 상당히 정교합니다. 다양한 실험을 대중 앞에서 선보일 수 있게 제작한 ‘철학자의 탁자’나 각종 천체 망원경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 관장은 이번 전시에서 대중과 소통을 강조하던 근대 과학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18세기 중반 과학자들은 공기 펌프로 진공 상태를 만들고 대중 앞에서 산소 없이는 생물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시켰습니다. 당시에는 실험 도구가 단순한 실험적 수단을 넘어 대중을 이해시키는 소통 도구로 활용됐다는 사실은 과학이 강조되는 지금도 배울 만한 부분입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