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CEO와 1대 1 멘토링…생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여성벤처창업 케어프로그램 (하)

홈리에종, 인테리어·시공 컨설팅
씨앰에스, 3D프린터용 잉크 개발
공공의주방, 앱으로 요리강좌 신청
“어쨌든 연구는 실패한 거네요”. 바이오프린터잉크 제조업체 씨엠에스 차미선 대표는 지난해 국책연구과제 최종심사에서 탈락했다. 당초 과제였던 간암진단센서 개발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서다.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차 대표는 이 연구를 기반으로 심근경색진단센서를 개발했다. 하지만 연구 실패라는 꼬리표가 발목을 잡았다. 기업들이 상용화를 꺼렸다. 그는 정부 주도 연구개발의 한계를 실감하고 창업을 결심했다.차 대표는 지난 4월 중소기업청과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주관하는 ‘여성벤처창업 케어프로그램’ 대상자에 선정돼 씨엠에스를 창업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회계 재무 투자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선배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컨설팅을 받았다. 씨엠에스는 인공 인체기관을 만드는 3차원 바이오 프린터용 잉크를 개발했다. 줄기세포가 첨가된 이 잉크를 이용하면 인체조직과 유사한 치아와 뼈, 심장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줄기세포 분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안상미 공공의주방 대표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했다. 공공의주방은 요리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자신의 기호에 맞는 오프라인 강좌를 검색 신청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이다.

안 대표는 오래전부터 창업을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 사업모델 수립이 만만치 않았던 것. 올해 이 프로그램 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창업준비에 속도가 붙었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도 유치했다. 김종태 AVA엔젤클럽 회장 등 엔젤투자 전문가들의 컨설팅 덕분이다.인테리어컨설팅 앱 홈리에종 박혜연 대표는 케어프로그램을 통해 건실한 협력업체들을 소개받았다. 홈리에종은 가구와 벽지 등의 간단한 구매에서부터 구조변경 등 건축 시공까지 컨설팅해주는 모바일 앱이다. 박 대표는 “맨토인 신향숙 애플앤유 대표를 통해 부족한 업계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디자인과 인테리어 전문가인 박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고 회사 운영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경영과 관련한 경험과 지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넉 달 동안 케어프로그램이 제공하는 회계 재무강좌를 수강했다. 전문가들과도 지속적으로 상담하면서 창업 계획을 세웠다. 그는 “아이템만 있다고 창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며 “케어프로그램을 통해 회사 경영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