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 너무 자면 뼈가 '골골'

조미현 기자의 똑똑한 헬스컨슈머
‘잠이 보약’이라는 이야기를 흔히 합니다.

뼈 건강과 관련해서는 조금 다른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연구팀이 18세 이상 성인 611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 30세 이상 성인의 수면 시간이 길면 골밀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연구팀은 연령별로 △30세 미만 △30세 이상 50세 미만 △50세 이상 등 세 개 군(群)으로 나눠 조사했습니다. 이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정도였는데요. 30세 미만 성인들은 수면시간이 길수록 성장호르몬으로 인해 골밀도가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30세 이상 성인들은 남녀 모두 골밀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연령이 많을수록 신체활동도 줄어들기 때문에 골밀도는 자연스럽게 감소합니다. 여기에 오래 잠을 자게 되면 신체활동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뼈에 자극이 상대적으로 적어 골밀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또 수면 시간이 길면 체내 에스트로겐이 줄어드는데요. 에스트로겐은 골다공증을 예방해주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밤에 빛에 노출되면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때문에 잠을 오래 자면 야간에 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어 체내 에스트로겐도 줄어든다는 것입니다.연구팀은 “수면시간의 길이가 현재 골밀도로 정확히 반영됐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50세 이상 성인뿐 아니라 30세 이상 성인 남녀도 수면시간 증가에 따른 골밀도의 유의한 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수면시간과 관련해서 뼈 건강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면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뼈 건강을 염려해 잠을 일부러 줄이기보다 운동 등 신체활동을 충분히 해야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새해를 맞아 잠을 줄이고 부지런한 생활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적절한 수면으로 건강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