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옛 신보기금·여의도 LX 사옥…올해는 팔릴까

지방 옮겨간 수도권 공공기관 24개 건물은 새 주인 못찾아
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 옛 신용보증기금 본사 사옥(사진). 감정가 1006억원짜리 이 건물은 신용보증기금 본사가 대구로 옮긴 뒤 지난해 세 차례 공매에 부쳤지만 한 번도 응찰자가 없었다. 신용보증기금 마포지점으로 사용 중인 3개 층을 제외하고 부분 매각하는 물건이라 호응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의계약으로 처분하기 위해 자산운용사 등 여러 투자자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주요 공공기관이 지방 혁신도시 등으로 옮겨 갔지만 장기간 팔리지 않고 있는 서울·수도권 공공기관 부동산이 올해 마저 팔릴지 관심이다. 4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지방 이전 공공기관 건물 가운데 주인을 찾지 못한 곳은 옛 신용보증기금 사옥 등 24개다. 2009년 이후 매물로 나온 건물 및 부지 120개 중 작년까지 96개가 주인을 찾았다.서울 여의도 의사당대로의 옛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옥도 지난해 세 차례 공매에서 모두 유찰됐다. 현재 4차 공매를 진행 중이다. 1438억원짜리 이 건물에 대해 LX는 여전히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LX 관계자는 “현재 대형 건설사, 금융회사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공매가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구미동 분당선 오리역 인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옥은 3524억원이라는 가격 부담 때문에 그동안 공매에서 계속 실패했다. LH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 감정평가를 다시 진행해 가격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분당 사옥(정자동) 및 부지는 2014년 서울대병원에 팔렸다.현재 석탄회관 건물로 쓰이고 있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광해관리공단 사옥(875억원)도 다시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이 사옥은 장학재단 등에 출연하기로 정부 부처 간 협의가 진행되다 최근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각을 성사시킨 공공기관 건물(및 부지)은 12개다.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2187억원)으로 지난해 10월 모개발업체가 매입했다. 공매 가격 2107억원보다 80억원 높은 금액이었다. 2011년부터 수차례 유찰됐으나 용도지역을 기존 녹지에서 준주거로 상향하면서 수의계약에 성공했다. 성남시 분당구 옛 한전KPS 본사는 티맥스소프트가 710억원에 매입했다. 서울 마포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옥(1191억원)은 농협은행에 팔렸다.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옛 한국도로공사 부지(3379억원)는 판교창조경제밸리(판교 제2테크노밸리)의 핵심 지역으로 수용돼 LH가 개발 중이다. 한편 2009년 이후 팔린 96개 공공기관 건물 및 부지 중 최고가는 2014년 현대자동차가 사들인 옛 한국전력 부지(10조5500억원)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