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태평로 본관 품은 부영] '70대 청년' 이중근의 열정, 한국 최대 부동산그룹 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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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거짓말 안 한다"‘임대주택 강자’ 부영이 국내 최대 부동산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부영이 사들인 국내 부동산은 인천 송도 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 등 10여건, 구입 금액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삼성생명 본관 빌딩(5800억원)까지 더하면 2조원을 넘는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구조조정 등을 위해 부동산 자산을 잇따라 팔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천 대우자판 부지 등 5년 새 2조원 넘게 사들여
'임대주택 강자'의 변신
호텔·콘도 등 레저사업 확대…제주에만 1조 부동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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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부영은 금융위기 후 국내 부동산 침체기 때도 땅 구입을 멈추지 않았다.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서울 성수동 뚝섬 상업용지를 3700억원에 사들였으며 2011년엔 전북 무주덕유산리조트,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6개 필지, 부산 강서구 대한전선 땅 등을 잇따라 확보했다. 이달 초엔 강원 태백시 오투리조트 매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결과 2004년 재계 순위 36위(자산 기준)이던 부영은 지난해 19위로 올라섰다. 부동산 전문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5 한국 억만장자 순위’에서 이 회장은 13위에 올랐다. 개인 자산 규모가 2조100억원으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1조6000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3450억원)을 앞섰다.이 회장을 잘 아는 재계 한 관계자는 “75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주요 땅을 둘러보러 다닌다”며 “부동산업계에선 이 회장을 ‘70대 부동산 청년’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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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은 삼성생명 본관을 사옥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영 관계자는 “아직 세부 활용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동산 큰손으로 뜬 부영부영은 대형 부동산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최근 인천 동춘·옥련동 대우자동차판매 부지,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중인 태백시 오투리조트를 인수했으며 총 5조여원이 투자될 경남 창원 진해글로벌테마파크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제주도에서도 부영은 큰손이다. 지난해 제주 중문단지 안에 ‘제주 부영호텔&리조트’를 개발해 개장했으며 같은 지역에 4개의 호텔 부지를 더 보유하고 있다. 제주지역 부동산 가치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예상한다.
부영은 국내 최대 민간 임대주택 기업이다. 전국 280여개 사업지에서 22만여가구의 임대·분양주택을 분양했다. 최근 들어 사업 영역을 콘도와 리조트 호텔 등 레저 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임대에 바탕을 둔 ‘종합 부동산 서비스회사’라는 이 회장의 큰 그림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이 회장은 1972년 우진건설을 세워 중동에 진출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다가 1979년 부도로 폐업했다. 4년 뒤인 1983년 부영 전신인 삼진엔지니어링을 설립, 전국에 임대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