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0년' 벗어나는 일본] 올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일본 내수, 관광이 지탱한다"

위기를 희망으로 바꾼 나라들

신성장동력 관광산업
올해 4조엔 이상 소비 전망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인 19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일본 내수에 훈풍이 불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내일의 일본을 지탱할 관광비전 구상회의’의 수장으로, 일본 관광진흥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일본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새해 첫 영업일인 지난 2~3일 다카시마야백화점의 외국인 면세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 급증했다. 소고와 세이부백화점 이케부쿠로 본점도 50%, 다이마루마쓰자카야백화점도 14.7% 증가했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의 ‘후쿠부쿠로(福袋·복주머니)’ 구입이 늘어난 덕분이다. 연초 일본에서는 여러 제품을 쇼핑백이나 가방에 넣어 대폭 할인 판매하는 후쿠부쿠로가 내외국인의 인기를 끌고 있다.방일(訪日) 외국인 관광객의 씀씀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 작년 3분기의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은 1조9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8% 급증했다. 7분기 연속 최고치 경신 행진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연간 4조엔 이상 소비를 전망해 볼 수 있다. 지난해 1900만명에 이어 올해는 200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미즈호종합연구소에 따르면 방일 여행객이 1000만명 증가할 경우 생산유발효과는 3조6000억엔, 일본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0.4%가량 증가한다. 2020년께 일본 명목 GDP 600조엔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아베 총리는 작년 11월 “관광은 (일본 경제) 성장의 중요한 엔진”이라며 “방일 관광객 2000만명은 하나의 통과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