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 "복지부, 의료기기 사용 이달까지 결정해달라"

김필건 회장, 골밀도 측정기 시연하며 압박…대한의사협회 '무면허 의료행위'로 고발
대한한의사협회가 이달 안에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 허용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김필건 한의사협회 회장(사진)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한 논의를 1월까지 완료하고 진행과정을 알려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복지부를 상대로 부작위 위법확인소송 등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작위 위법확인소송은 행정청이 직무를 다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법원의 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이다. 협회가 소송을 제기하면 복지부를 상대로 한 첫 사례가 된다.2014년 말 국무조정실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규제개혁 과제인 ‘규제 기요틴(단두대)’에 포함했다. 이후 이를 반대하는 의사들과 찬성하는 한의사들 간 대립이 심해졌다. 복지부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연말까지 한의사들이 사용 가능한 의료기기 범위 등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회장은 초음파를 활용해 20대 남성의 골밀도를 측정하는 시연도 했다.

김 회장은 “일본 약국과 헬스클럽에서도 자유롭게 쓰는 기본적인 기계를 사용하는 것조차 복지부가 막고 있다”며 “앞으로 의료기기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시연에 의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복지부가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면 강력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 의사단체인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김 회장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