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6억씩 손해보는 우유업계…"중국산 수입까지 검토"
입력
수정
지면A19
재고 넘쳐도 가격 그대로…한계 다다른 유업체들“중국산 우유의 품질은 국산 우유에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관세 양허가 된다면 충분히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요 줄어도 고가 매입해야
남는 재고 분유로 돌려도 하루 65t씩 남아돌아 손해
1위 서울우유도 이익률 0.5% 중소업체는 적자 쌓여 '벼랑 끝'
중국·일본서 수입 타진 안간힘
이달 초 국내 A유업체는 경영전략회의에서 한국산보다 질은 낮지만 가격이 싼 중국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우유업계의 위기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어떻게든 살길을 찾으라’는 대표이사의 지시가 있었다”며 “우유 수입도 그중 하나로 국가별로 현황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고정된 상태에서 수요 부진이 겹치자 유업체들의 재고가 쌓였고, 이는 다시 유업체들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유 회사들의 주장이다. 박 전무는 “분유 1㎏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만2000원인데 분유의 재판매 가격은 ㎏당 약 3000원”이라며 “지난달에는 하루평균 약 65t의 분유가 재고로 남아 매일 5억8500만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푸르밀과 비락우유는 공급받은 원유의 60~70%만을 사용할 정도로 재고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떨어져 공급량과 가격이 감소해야 하지만 유독 국내 우유 시장만 공급가가 ㎏당 1099원으로 고정돼 있어 시장 원리가 작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해외에서는 이 같은 가격 규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적인 우유 과잉 공급이 이어진 지난해 주요 낙농 선진국들은 원유 수매 가격을 일제히 내렸다. 뉴질랜드는 ㎏당 원유 수매 가격을 2014년 582원에서 지난해 298원으로 인하했다. 같은 기간 미국도 570원에서 394원으로 값을 내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