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휴대용 진동벨 만드는 리텍 "정책자금 받아 기술 개발…맥도날드 뚫었다"
입력
수정
지면A16
중기청 정책자금 가이드휴대용 진동벨을 만드는 리텍의 이종철 대표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회사인 맥도날드 매장만 보면 설?다. 휴대용 진동벨은 무선호출 기능을 통해 음식이 나왔음을 알려주는 장치다. 회사 제품이 전 세계 3만6000여개 맥도날드 점포에서 ‘드르륵’ 울리는 상상을 하면 짜릿했다. 2010년 직원들에게 “맥도날드를 뚫어보자”고 말했다. 리텍의 제품이 이미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수출하는 곳도 52개국에 달했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더 큰 도전을 꿈꿨다.
창업 지원부터 수출까지 각종 자금 낮은 금리로 제공
올 예산 3조1500억원…재도전 기업인 지원도 확대
접수도 격월서 상시체제로
◆정책자금 받아 특허 사업화리텍은 지난해 맥도날드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호주와 미국에 있는 3200여개 점포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처음에 냉담했던 맥도날드 임원진의 마음을 돌린 것은 리텍이 개발한 ‘위치 추적 기능’ 때문이었다.
기존 진동벨을 업그레이드했다. 소비자는 햄버거를 주문한 뒤 진동벨을 받고 아무 곳에나 앉아있으면 된다. 직원은 진동벨 센서를 통해 소비자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음식이 나오면 직원이 직접 갖다 줄 수 있는 것. 소비자는 진동벨을 통해 언제든 직원을 호출할 수 있다.리텍은 2007년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자금 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부동산 담보 없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들었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 개발기술사업화자금에 주목했다. 공단은 별다른 담보가 없어도 ‘기술력’ 하나만 보고 지원해줬다. 리텍은 총 세 차례에 걸쳐 6억5000만원을 받았다. 고스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리텍 매출은 2007년 45억원에서 지난해 13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이 대표는 “정책자금을 통해 특허기술을 이른 시일 안에 사업화할 수 있었다”며 “현재 버거킹, KFC 등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과도 제품 납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중소기업 육성할 것”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을 통해 창업 지원부터 재창업, 수출금융 등 사업하는 데 필요한 각종 자금을 낮은 금리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총 3조8900억원의 정책자금을 제공했다. 올 예산은 3조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늘렸다.올해는 중소기업 수출과 고용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내수기업이 수출을 처음 하거나 수출기업이 큰 성과를 올렸을 때 정책자금 대출금리를 깎아주기로 했다. 기업평가지표에 수출 실적과 고용 창출 항목도 신설할 계획이다. 총 5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사업에 수출 및 고용지표를 처음 반영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전기·전자, 섬유 등 업종에 총 610억원을 지원한다. 시설 투자와 사업 전환 등을 위해서다.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전년(1조3500억원)보다 1000억원 증가한 1조4500억원을 투입한다. 창업 후 3년쯤 지나면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는 ‘데스밸리’ 극복을 돕기 위해 창업 3~7년차 중소기업의 대출 상환기간을 최대 2년 연장해주기로 했다.
실패를 맛본 기업인의 재기 지원에도 나선다. 재도약 지원금을 1990억원에서 2550억원으로 늘렸다. 재창업자금 지원을 격월 접수에서 상시 접수 체제로 바꾸고, 연 2회였던 운전자금 지원 제한도 없앴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연대보증 면제 대상 확대 등 추가적인 제도 개선도 검토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공급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