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판 들고 모터쇼 찾은 포스코 "미래차 부품, 바퀴 빼고 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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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모터쇼12일(현지시간) ‘2016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 일반 모터쇼에서 보기 힘든 이벤트가 열렸다. 철강회사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설명회였다. 모터쇼에 철강업체가 전시관을 꾸리는 것은 흔치 않다. 자동차 강판을 전시하기도,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판·배터리 소재·모터코어 등 전기차 핵심 요소 모두 공급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출품…한 번 충전으로 600㎞ 주행
완성차업체, 샘플 요청 쇄도
포스코는 첨단 자동차 강판으로 제작한 차체 모형을 전시해 이런 어려움을 해결했다. 모터쇼장 복도에 전시된 포스코의 차체 모형은 오가는 관람객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디트로이트모터쇼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 전시회에 철강업체가 전시관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포스코 “미래차 부품 선도할 것”
포스코 설명회에는 다양한 완성차업체의 임직원이 참석해 관심을 나타냈다. 발표자로 나선 김원기 포스코 미국법인장은 “단순한 강판 공급업체가 아니라 자동차 개발 단계부터 대부분을 가능하게 해주는 ‘솔루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와 함께하면 차체를 가볍게 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까지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이번 디트로이트모터쇼에 트윕(TWIP)강, 고온프레스성형(HPF)강 같은 고유 개발 제품을 비롯해 30여종의 미래 자동차 강판 소재를 공개했다. 트윕강은 ㎟당 100㎏의 하중을 견디면서도 가공성은 같은 강도의 강판보다 다섯 배 높은 소재다. 고온프레스성형강의 강도는 ㎟당 200㎏에 달하지만 가공성은 일반 강판과 비슷하다. 포스코가 이번에 전시한 차체는 이 같은 첨단 강판을 활용해 일반 차량에 비해 무게를 26%가량 줄였다고 설명했다.포스코는 현재 세계 10개의 자동차 강판 생산공장과 24개의 가공센터를 통해 도요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15개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다양한 부품업체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강판,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모터의 핵심 모터코어까지 전기차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미래형 자동차 시대를 선도하는 종합 철강회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모터쇼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의 연비규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완성차업계의 경량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독일 업체는 그동안 엔진 성능을 향상해 연비를 높이는 전략에 중점을 둬왔지만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사건 이후 경량화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법인장은 “멕시코의 80만t 규모 자동차 강판 공장을 기반으로 미국의 ‘빅3’를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현재 연간 860만t 수준인 자동차 강판 판매량을 2018년까지 1000만t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 강판 판매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삼성SDI 고성능 배터리에 관심 집중
배터리업체인 삼성SDI도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참가했다. 삼성SDI는 BMW, 포드, 크라이슬러 등에 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용부터 하이브리드차용, 기존 납축전지를 대체하는 저전압 배터리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완성차업체들과 하루 수십차례에 걸쳐 비즈니스미팅을 하고 제품을 소개했다. 현장에서 만난 조 사장은 “작년 디젤 배출가스 사태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가격도 낮춘 삼성SDI의 배터리가 자동차 업계에서 반응이 좋다”며 “이번 모터쇼에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샘플을 요청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삼성SDI는 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0㎞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2020년께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디트로이트=강현우/김보라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