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첫 여성 총통 등장,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 승리 선언 … 중국과 평화, 안정 강조

대만의 첫 여성총통으로 당선된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59·여)은 천젠런(64·전 중앙연구원 부원장) 부총통 당선인과 함께 16일 밤 민진당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차이 당선인은 "오늘 대만인들은 선거를 통해 역사를 썼고 총통 직선제 이래 세번 째의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오늘 선거 결과는 바로 대만 민의가 반영된 것" 이라며 "중화민국이 하나의 민주국가라는 점을, 그리고 2300만 대만 인민이 이를 함께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그녀는 세계가 주목하는 양안 정책과 관련, '일치성·예측가능성·지속 가능한 양안 관계' 등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하며 5월에 취임하게 되면 현 체제, 양안 간 협상·교류 성과, 민주원칙, 보편적 민의를 양안 관계의 기초로 삼고 당파를 초월한 입장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안 관계가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된 상황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과거 정책의 착오를 원상회복하겠다"며 국민당 정권의 친중 정책 노선을 수정할 계획임도 명확히 했다. 또 중국과 대만이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하고 도발과 '의외의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그녀는 "우리의 민주제도, 국가정체성(國家認同), 국제공간은 반드시 충분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 그 어떤 억압도 모두 양안관계의 안정을 파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이 당선인은 "마지막으로 나는 강조하고 싶다. 나는 나 자신이 매우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 국가를 단결시켜나가는 것"이라며 쯔위 사건을 거론했다. 그녀는 "지난 이틀간 한 건의 뉴스가 대만 사회를 뒤흔들었다"며 "한국에서 성장하는 한 대만 연예인이, (그것도) 16살밖에 안 된 여성이 중화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방송) 화면 때문에 억압을 받았다. 이 사건은 당파를 불문하고 대만 인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차이 당선인은 또 "한 국가의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모두가 존중해야 할 정당한 권리다. 누구도 국민이 자신의 국기를 흔드는 것을 억압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차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를 둘러싼 국론 분열 현상도 우려했다. 그녀는 대만은 지금 내부로부터, 외부로부터 매우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마찰과 갈등은 이제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녀는 또 2300만 대만 민중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대만이 처한 어려움들을 이겨낼 것이라며 "대만은 선거 때문에 분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