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공신화' 이랜드 "바보야, 문제는 콘텐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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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업은 이랜드 중국 사업의 새 전환점입니다. 20여 년간 중국에서 쌓은 신뢰와 콘텐츠 역량이 본격적으로 발휘될 것입니다. 하드웨어는 자본력을 갖추면 2년 가량이면 따라잡을 수 있지만 콘텐츠는 정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유통사업 1호점인 '팍슨-뉴코아몰' 개점 기자간담회를 갖고 "30여 년을 투자한 결과, 백화점 한 곳을 다 채울 수 있는 250개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콘텐츠 그룹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앞서 롯데, 신세계 등 한국 유통공룡들이 중국 유통시장에 도전한 후 고초를 겪고 있지만 이랜드는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이랜드는 20여년 간 중국 유통기업들과 쌓은 신뢰와 의·식·주·휴·미·락(衣·食·住·休·美·樂) 등 6대 사업영역에서 총 250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콘텐츠 그룹'이라는 점을 묘수로 꼽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는 고유의 콘텐츠가 없는 기업들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외국기업이 중국기업과 같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당연히 현지기업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이랜드는 중국 유통사업을 현지 기업과 합작해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유통사업에 나선다. 기존 백화점 매장에 이랜드의 콘텐츠와 기획력를 더해 차별화된 쇼핑몰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중국 유통그룹들은 건물을 제공하고 이랜드가 경영 주도권을 취하는 형태다. 이랜드 입장에서는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다. 1호점인 팍슨-뉴코아몰을 시작으로 올해 베이징, 상하이을 중심으로 청도, 항저우, 난징 등지에 10곳의 매장을 검토하고 있다. 2020년까지 중화권에 100여곳의 매장을 낼 예정이다.
그는 "콘텐츠 관련, 셀 수 없이 많은 디자이너와 상품기획자(MD)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중국 기업들로부터 접수한 리뉴얼 후보 점포가 200여 곳이 넘는다"고 말했다.한국에서 유통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중국에서 펼쳐 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사입 비율을 늘려 이익률을 높이고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몰 도입 등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백화점 산업이 성장이 둔화되면서 새 유통채널이 주목받을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중국 경기 둔화, 백화점 업태의 부진을 미리 예상하고 몇년 전부터 꾸준히 유통사업을 준비했다"며 "1호점인 팍슨뉴코아몰 리뉴얼에 약 300억원(이랜드 몫 150억원) 가량이 투입됐는데 노하우를 익혔으니 향후에는 20억∼50억원 정도면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이를 바탕으로 2018년에는 중국 매출이 한국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이랜드가 '글로벌 기업'임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한국은 이제 사실상 테스트 베드(시험대) 역할"이라며 "내년에는 중국과 한국의 매출 규모가 같아지고 2018년에는 중국이 더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랜드가 당분간 중국 유통과 국내 레저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란 청사진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기업 인수·합병(M&A) 등 보다는 지난해 투자한 데 따른 후속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상장 관련해서는 당초 계획된 2017년 이랜드리테일 외에 별다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부회장은 "그룹이 (자금 측면에서) 어려운 상태가 아니고 아직까지 (상장 관련 추가) 계획이 없다"며 "(중국법인의 경우) 더 매력적인 회사로 만들어 기업공개(IPO)를 실시하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추진 중인 킴스클럽 매각이 성사되면 371.7% 수준(2015년 3분기 기준)인 부채비율이 내년께 200%대로 떨어질 수 있어 상장이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이랜드는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가 계열사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유동성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랜드의 순차입금은 영업부동산과 재고자산에 대한 투자 등으로 2014년 말 3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조3000억원까지 증가한 상태다.
킴스클럽 매각도 재무구조 개선 측면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그는 "킴스클럽도 자금 때문에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랜드 M&A의 특징은 가장 기업이 잘 될 때, 상품가치를 높여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1994년 패션 사업으로 중국에 진출해 2010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1조17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매장수를 급격히 늘리며 규모를 키웠고 2012년 외식사업에 진출한 이듬해 매출 2조원(2조1300억원) 달성에 성공했다. 이랜드는 중국 패션사업 성공 유전자(DNA)에 대해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초기투자로 기회를 선점한 점, 현지화,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바탕으로 한 신뢰 구축을 꼽고 있다.
이같이 꾸준히 성장한 결과, 지난해에는 중국에서만 매장 7700곳, 매출 2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조2000억원의 매출 목표치를 설정해 3조원 돌파를 확실시하고 있는 분위기다.박 부회장은 향후 이랜드의 역할에 대해 "중국 사업에 관심이 있지만 인력과 방법이 부족한 기업의 경우 이랜드가 일괄 유통해주는 등 한국기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며 "완다기업 등 중국기업의 투자를 한국에 유치해 국내 관광산업에도 일조하고 싶다"며 웃음지었다.
중국 상하이 =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유통사업 1호점인 '팍슨-뉴코아몰' 개점 기자간담회를 갖고 "30여 년을 투자한 결과, 백화점 한 곳을 다 채울 수 있는 250개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콘텐츠 그룹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앞서 롯데, 신세계 등 한국 유통공룡들이 중국 유통시장에 도전한 후 고초를 겪고 있지만 이랜드는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이랜드는 20여년 간 중국 유통기업들과 쌓은 신뢰와 의·식·주·휴·미·락(衣·食·住·休·美·樂) 등 6대 사업영역에서 총 250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콘텐츠 그룹'이라는 점을 묘수로 꼽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는 고유의 콘텐츠가 없는 기업들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외국기업이 중국기업과 같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당연히 현지기업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이랜드는 중국 유통사업을 현지 기업과 합작해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유통사업에 나선다. 기존 백화점 매장에 이랜드의 콘텐츠와 기획력를 더해 차별화된 쇼핑몰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중국 유통그룹들은 건물을 제공하고 이랜드가 경영 주도권을 취하는 형태다. 이랜드 입장에서는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다. 1호점인 팍슨-뉴코아몰을 시작으로 올해 베이징, 상하이을 중심으로 청도, 항저우, 난징 등지에 10곳의 매장을 검토하고 있다. 2020년까지 중화권에 100여곳의 매장을 낼 예정이다.
그는 "콘텐츠 관련, 셀 수 없이 많은 디자이너와 상품기획자(MD)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중국 기업들로부터 접수한 리뉴얼 후보 점포가 200여 곳이 넘는다"고 말했다.한국에서 유통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중국에서 펼쳐 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사입 비율을 늘려 이익률을 높이고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몰 도입 등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백화점 산업이 성장이 둔화되면서 새 유통채널이 주목받을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중국 경기 둔화, 백화점 업태의 부진을 미리 예상하고 몇년 전부터 꾸준히 유통사업을 준비했다"며 "1호점인 팍슨뉴코아몰 리뉴얼에 약 300억원(이랜드 몫 150억원) 가량이 투입됐는데 노하우를 익혔으니 향후에는 20억∼50억원 정도면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이를 바탕으로 2018년에는 중국 매출이 한국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이랜드가 '글로벌 기업'임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한국은 이제 사실상 테스트 베드(시험대) 역할"이라며 "내년에는 중국과 한국의 매출 규모가 같아지고 2018년에는 중국이 더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랜드가 당분간 중국 유통과 국내 레저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란 청사진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기업 인수·합병(M&A) 등 보다는 지난해 투자한 데 따른 후속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상장 관련해서는 당초 계획된 2017년 이랜드리테일 외에 별다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부회장은 "그룹이 (자금 측면에서) 어려운 상태가 아니고 아직까지 (상장 관련 추가) 계획이 없다"며 "(중국법인의 경우) 더 매력적인 회사로 만들어 기업공개(IPO)를 실시하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추진 중인 킴스클럽 매각이 성사되면 371.7% 수준(2015년 3분기 기준)인 부채비율이 내년께 200%대로 떨어질 수 있어 상장이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이랜드는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가 계열사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유동성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랜드의 순차입금은 영업부동산과 재고자산에 대한 투자 등으로 2014년 말 3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조3000억원까지 증가한 상태다.
킴스클럽 매각도 재무구조 개선 측면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그는 "킴스클럽도 자금 때문에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랜드 M&A의 특징은 가장 기업이 잘 될 때, 상품가치를 높여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1994년 패션 사업으로 중국에 진출해 2010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1조17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매장수를 급격히 늘리며 규모를 키웠고 2012년 외식사업에 진출한 이듬해 매출 2조원(2조1300억원) 달성에 성공했다. 이랜드는 중국 패션사업 성공 유전자(DNA)에 대해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초기투자로 기회를 선점한 점, 현지화,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바탕으로 한 신뢰 구축을 꼽고 있다.
이같이 꾸준히 성장한 결과, 지난해에는 중국에서만 매장 7700곳, 매출 2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조2000억원의 매출 목표치를 설정해 3조원 돌파를 확실시하고 있는 분위기다.박 부회장은 향후 이랜드의 역할에 대해 "중국 사업에 관심이 있지만 인력과 방법이 부족한 기업의 경우 이랜드가 일괄 유통해주는 등 한국기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며 "완다기업 등 중국기업의 투자를 한국에 유치해 국내 관광산업에도 일조하고 싶다"며 웃음지었다.
중국 상하이 =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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