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사태 일파만파, JYP의 행보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타이완 출신 멤버 쯔위가 중국과 타이완 사이, 즉 양안 갈등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생방송 화면 때문.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와 쯔위가 각자의 국기가 걸린 2층 침대에 누워 있는데, 쯔위는 손에 태극기와 타이완 국기인 ‘청천 백일홍’기를 들고 있다. 이 장면은 실제로는 방송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달 뒤 타이완 출신으로 중국에 귀화해 친중국 가수로 유명한 황안이라는 가수가 이 인터넷 방송의 영상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고, “쯔위가 타이완 독립 세력을 부추긴다”면서 비난을 한 것. 중국은 공식적으로 타이완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이 사진을 본 중국 네티즌들이 일제히 쯔위를 비난하고 나섰다. 사태가 확산되자, 소속사 JYP 측과 쯔위는 쯔위 본인이 직접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JYP는 지난 14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쯔위 본인은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대만은 쯔위의 고향이고 대만과 쯔위는 끊을 수 없는 관계지만, 대만 사람이라고 모두 대만독립운동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JYP는 또 “쯔위는 어떠한 대만독립적인 발언도 한 적이 없으며, 쯔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는 여론도 사실이 아니다”며 "JYP 역시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이해·존중하고, 회사 내에 한국과 중국의 우호관계를 해롭게 하는 상황이나 개인이 존재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JYP는 이어 “회사 아티스트의 관리가 부족함이 있었다면 죄송스럽다”며 “앞으로는 엄격히 상황을 지켜보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밝혔다.이어 15일에는 쯔위가 유튜브 등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진작에 사과드렸어야 했는데 어떻게 지금의 상황을 직면해야 할지 몰라서 이제야 사과를 드리게 됐다”며 “중국은 하나밖에 없으며 해협양안(중국 대륙과 대만을 표시하는 어휘)이 하나며 저는 제가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검은 옷을 입은 초췌한 모습의 쯔위가 직접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번에는 타이완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신임 총통 선거와 맞물리면서 쯔위를 사과하도록 한 중국에 대한 반감이 폭발한 것. 지난 16일 타이완에서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타이완의 자주권을 주장하는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선거 막판에 쯔위의 사과 동영상이 최대 쟁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잉주 현 총통과 타이완 외교부도 “자국 국기를 내보인 쯔위의 행동에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밝히는 등 이번 사건은 중국과 타이완 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던 일이 타이완의 총통 선거와 맞물리면서 정치적인 사건으로 확대되고 있다. 쯔위 사태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는 쯔위가 공개 사과한 것과 관련해 “심각한 인종차별과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한국다문화센터는 18일 성명을 내고 “쯔위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 측이 중국 네티즌들의 과잉 반응에 굴복해 이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하고, “이번 주 중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해 쯔위의 사죄가 강요에 의한 것인지 조사를 요구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사죄에 대한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와 박진영 대표를 고발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JYP 측은 18일 오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쯔위의 부모님이 한국에 도착한 후 쯔위와 부모님이 상의해 결정한 것이며 회사의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쯔위 사태의 파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트와이스의 중국 내 활동이 잠정 중단됐고, 같은 소속사 아이돌그룹 2PM의 중국 내 일정이 취소되는 등 중국 네티즌들의 JYP소속 가수에 대한 조직적인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산 화웨이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타이완 출신인 쯔위를 단독 모델로 내세운 LG 유플러스는 온라인 광고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쯔위가 공식 사과했지만 중국과 타이완 양국 모두 반응은 싸늘하다. JYP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에 접속 이상이 생겨 사이버 공격 의혹도 일고 있다. JYP는 논란이 진정될 때까지 쯔위의 중국 활동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쯔위는 18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MBC 설특집 `2016 아이돌스타 육상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 녹화에 예정대로 참여했다.
와우스타 유병철기자 yb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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