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 현장] 가장 추운 날…어쩌면 가장 따뜻했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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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4도 한파' 日대사관 앞 360도 기록[ 편집자 주 ] 19일 서울은 마치 북극 같았습니다. 이날 아침 최저 수은주는 영하 15.1도,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4.4까지 곤두박질 쳤습니다. 올 들어, 아니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엿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와 경북에 한파특보가 내려졌습니다.
소녀상 두 손등에 올려진 핫팩 2개
비닐 한장으로 한파 막는 대학생 5명
비닐 아래 온정을 건넨 시민 3명
옷 속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막으려는 시민들이 온종일 중무장한 채 거리에 나선 이날 뉴스래빗은 한 소녀를 만나고 왔습니다.
올 들어 가장 추웠던 이날 뉴스래빗은 이 소녀가 걱정됐습니다. 늘 바람 부는 길거리에 앉아있는 이 소녀는 이날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지 염려됐습니다.뉴스래빗이 360도 카메라를 들고 찾은 곳은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이었습니다.
일본대사관 길 건너편에는 이 날도 일본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짊어진 '평화의 소녀'가 늘 그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다행히 소녀상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소녀의 추위를 걱정한 시민들이 머리에는 파란 털모자를, 상체에는 붉은색 스트라이프 니트를, 목에는 노란색 목도리를 둘러주었습니다.두 손등 위에는 일회용 손난로인 핫팩 2개도 가지런히 올려져있었습니다. 늘 맨발이던 양 발에는 누군가가 털로 짠 버선을 덧씌워주었습니다.
소녀상 주변에는 현재 한일 위안부 협상의 폐기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벌써 20일째입니다. 이날 오전도 5~7명의 대학생이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혹한을 견디며 소녀상 주변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추위를 막아줄 유일한 수단은 비닐 하나 뿐이었습니다. 커다란 비닐 안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막아내고 있었습니다.이 비닐은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가 건넸습니다. 이후 지나가던 한 아저씨는 대학생들에게 "고생한다"며 만원짜리 몇장을 비닐 아래로 밀어 넣어줬습니다.
또 다른 아저씨는 추위에 떠는 대학생들이 안쓰러웠는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건넸습니다. 2회에 걸쳐 손수 10잔이 넘는 커피를 사왔습니다. "힘내라. 또 오겠다"는 응원도 잊지 않았습니다. 대학생들은 "소녀상을 계속 지키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평화의 소녀상'과 그 주변의 시민들은 올들어 가장 추운 겨울날을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으며, 어쩌면 가장 따뜻하게 이겨내고 있었습니다.맹추위는 20일 더 심해진다고 합니다. 찬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 온도는 더 떨어진다고, 다음 주 중반에야 평년 기온을 겨우 회복한다고 기상청은 예보했습니다.
날씨가 풀리면 독자 여러분도 '평화의 소녀상'을 한번 찾아가 만나보길 권해봅니다. 내일도 뉴스래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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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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