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상담서 식단관리까지…채팅의 진화

공급자와 소비자간 소통 수단으로 각광

오프라인 매장처럼 직원과 실시간 상담

법률·의료 등 전문 상담도 채팅으로
인터넷 채팅이 온·오프라인 연결(O2O) 기반 전자상거래의 핵심 서비스로 떠올랐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것처럼 즉석에서 채팅을 통해 쇼핑 상담은 물론 다양한 맞춤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서다.

지인들과 의사소통하는 수단에 머물던 채팅이 쇼핑뿐 아니라 부동산 정보, 법률 정보, 자동차 정비서비스에 접목되는 등 활용 범위가 갈수록 확장하는 추세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소비자와 판매자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채팅에 익숙한 20, 30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톡톡 영역 확장 가속

네이버의 실시간 채팅서비스인 네이버톡톡은 의류브랜드, 부동산중개업소 등 4만1000여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쇼핑 부동산 스포츠응원 등 기존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다른 이용자와 대화할 수 있다.

플라스틱아일랜드, 더틸버리, 온앤온 등 일부 의류브랜드는 네이버톡톡 서비스를 통한 주문만으로 월 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한 곳의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시간당 문의는 5000~6000건에 이른다.강태은 네이버 쇼핑서비스실 매니저는 “소비자 문의에 적극 대응하는 판매업체의 재방문율이 높은 편”이라며 “최근에는 반품, 교환 등 사후 문의도 채팅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 매니저는 “구매 의사가 있는 소비자가 대화를 시작하기 때문에 구매로 이어지는 구매 전환율이 평균 80%에 달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최근 사전 서비스, 일러스트레이션 플랫폼인 그라폴리오에도 채팅 서비스를 접목했다. 사전으로 찾은 단어를 원어민과의 영어 채팅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원어민과 영어로 채팅할 수 있는 서비스인 영어톡톡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10분간 이용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의 저작권 문의도 채팅을 통해 할 수 있다.

◆채팅으로 전문 상담까지채팅 상담 기능을 도입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O2O서비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현직 트레이너와 직접 채팅해 다이어트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노, 채팅으로 정비소에 자동차 정비 견적을 신청하고 받을 수 있는 카닥 등은 채팅 상담이 핵심 서비스 중 하나다.

이준노 카닥 대표는 “동시에 여러 건을 상담 할 수 있어 전화통화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며 “거래 관련 상담 내용이 문자로 기록되기 때문에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것도 채팅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법률상담, 반려동물 의료상담 등 전문적인 상담을 1 대 1 채팅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늘고 있다. 텍스트팩토리는 음성 통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용자가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식당 예약, 티켓 예매, 퀵서비스 등을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인 문비서를 최근 내놓았다. 채팅으로 접수한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개인화한 비서 서비스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전화통화보다는 문자 채팅을 편하게 생각하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것도 채팅 서비스가 확산하는 배경이다. 정범윤 다노 공동대표는 “시범적으로 한 달 동안 전화로 다이어트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전화 통화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용자가 많았다”며 “대면이나 전화가 아니라 채팅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문가와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