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초등학교 찾아간 비씨카드 해외봉사단 "빨간밥차 한 끼 식사로 사랑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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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우 부대와 피해 복구 인연지난 15일 필리핀 동부 레이테주(州) 타클로반 타나완의 말라기카초등학교 앞에 커다란 트럭 한 대가 도착했다. 운전석 부분은 붉은색이었고, 그 뒤의 컨테이너엔 새하얀 바탕에 붉은 하트를 비롯한 귀여운 그림들이 알록달록 그려져 있었다. 비씨카드가 후원하는 무료급식 봉사 차량인 ‘빨간밥차’다.
다음달 3일까지 4기 단원 모집
점심시간이 됐다. 빨간밥차가 열렸고, 빨간밥차 해외봉사단 24명과 현지 선교사, 주민들이 배식을 시작했다. 빨간밥차 앞엔 200여명의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말라기카초등학교 재학생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들까지 모였다. 이들에겐 빨간밥차의 급식이 1주일 중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식판 가득 음식을 받은 학생들이 봉사자에게 수줍게 미소지으며 “고맙다”고 인사했다.타클로반은 2013년 필리핀을 할퀴었던 태풍 ‘하이옌’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지역이다. 당시 이 지역 사상자가 8000여명에 달했고,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나왔다.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도로와 다리가 끊어진 채 완전히 복구되지 못한 곳들이 남아 있다. 굶주림에 배를 곯는 아동이 부지기수다.
비씨카드는 2014년부터 한국 아라우(Araw:필리핀어로 ‘태양’ ‘희망’을 뜻함) 부대와 함께 타클로반 지역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빨간밥차 해외 봉사를 시작했다. 올해로 2기째다. 급식 봉사와 더불어 전통 탈 만들기와 찰흙공예 등 다양한 교육활동도 병행한다.
이번 2기 봉사단은 20~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참가했다. 지난 11일 4박6일 일정으로 타클로반을 방문해 14일 마르비초등학교, 15일엔 말라기카초등학교에서 빨간밥차 봉사활동을 했다. 최고령 봉사단원인 오선일 씨(63)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몰라 한 달간 주민센터를 다니며 풍선공예와 페이스페인팅을 배웠다”며 “풍선인형을 더 많이 만들어주기 위해 오늘은 새벽 4시부터 일어나 불었다”고 말했다. 함께 참가한 대학생 양휘훈 씨(27)는 “해외봉사를 반대하던 어머니가 지금은 국내에서 비씨카드 빨간밥차 봉사단 3기 단원으로 활동한다”며 “봉사정신이 ‘전염’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최석진 비씨카드 상무는 “비씨카드는 국내외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2년째 지속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바통을 이어가듯 다양한 사람이 함께 봉사활동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씨카드 빨간밥차 봉사단은 현재 4기를 모집 중이다. 6개월간 국내 봉사를 한 뒤 우수 봉사자 20여명에게 해외봉사 기회를 제공한다. 신청은 다음달 3일까지 비씨카드 사회공헌 홈페이지(lovesun.bccard.com)를 통해 할 수 있다.
타클로반=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