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 & 李대리] 마라톤 최고기록 2시간53분, 풀코스 100번 넘게 완주…주말엔 시각장애인팀 코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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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회사 별별 스타 - 김영아 KEB하나은행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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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기록의 주인공은 마라톤 선수가 아니다. 김영아 KEB하나은행 안전관리실 과장(42·사진)이 주인공이다. 김 과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8세 때인 1992년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회사를 나와 2002년 한 해를 쉰 뒤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에 들어와 지금까지 일했다. 총 23년간 은행에만 몸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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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김 과장은 풀코스만 100번 넘게 완주했다. 국내 주요 대회 일반부 우승을 휩쓸며 ‘선수급’으로 성장했다. 김 과장은 직장생활하면서 틈을 내 마라톤 연습을 하고 있다. 직장인치고는 훈련량이 만만치 않다. 매일같이 새벽 4시에 일어나 한 번, 출근 후 점심시간에 한 번, 아직 어린 아들을 재운 후 늦은 밤에 한 번 뛴다.김 과장은 2008년부터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뛰고 있다. 혼자 뛰며 우승도 많이 했지만, 우승을 몇 차례 한 뒤부터는 주변에서 달리고 있는 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시각장애인 마라톤 클럽의 코치를 맡아 매주 토요일에 함께 훈련도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함께 달리는 사람에게 온전히 몸을 맡긴 채 달려요. 나를 완전히 믿어주는 사람과 함께 달릴 때의 행복을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 겁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